[헤럴드경제=김영상ㆍ 신동윤 기자] “저에겐 약간의 노마지지(老馬之智ㆍ늙은 말의 지혜)가 있습니다. 젊음은 없지만 경험이 있습니다. 인생2막을 시작할 수 있는 일터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채용한마당을 찾았습니다.”(백장진 씨ㆍ가명ㆍ55)
이 땅의 베이비부머, 시니어 세대가 채용박람회를 찾아 제2 인생을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주요그룹이 12일 일산킨텍스에서 개최한 ‘2013 중장년 채용한마당’에서다.
이날 행사는 경기불황으로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기업들이 특히 중장년층의 일자리를 찾아주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박람회에는 LG(20개사) 현대자동차(16개사) 삼성(11개사) 롯데(10개사) 포스코(9개사) 한화(8개사) GS(7개사) 등 13개 그룹의 106개 협력사와 80개 우량 중소ㆍ중견기업 등 186개사가 참가했다. 이들 기업은 유통ㆍ서비스(1033명), 연구ㆍ기술직(361명), 사무관리직(263명), 생산ㆍ품질직(258명), 영업직(147명) 등 총 2062명의 경력직을 뽑는다. 이는 중장년 채용박람회 중 최대규모다.
대기업 이름이 내걸린데다 협력사도 ‘알짜’가 많다는 입소문을 탔기 때문인지 행사장은 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30~40대부터 50대 베이비부머, 60대 시니어 등 2000여명의 사전면접 신청자와 5000여명의 현장등록자 등 총 7000여명의 취업행(行) 대열은 끊어지지 않았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구직자 구 모(53) 씨는 “시멘트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지만 건설사 불황 때문에 정리해고됐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구해 다시한번 열심히 일해보고 싶다”며 “50대라 순발력이 떨어지고 첨단 기기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회사가 나갈 방향성은 잘 잡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컴퓨터업계에서 29년간 일했고 상무로 2개월전 퇴직했다는 임 모(53)씨는 “여전히 능력이 있고 일을 잘할 자신이 있다”며 “제2 인생을 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김동준 전경련중기협력센터 수석컨설턴트는 “구인 중소기업과 중장년 구직자 간의 취업성사률을 높이기 위해 사전신청자에게는 온라인 자동매칭시스템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채용정보를 미리 제공하고, 행사 당일에는 전문컨설턴트가 적성과 역량에 맞는 기업을 추천해주는 ‘현장매칭관’을 운영 중”이라고 귀띔하며 “약 1000명 가량의 중장년이 새 직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 박람회는 기술개발과 영업판매 분야의 중장년 채용에 역점을 뒀다.
박람회에는 대기업의 1차 협력사가 대거 참가해 총 참가기업의 연평균 매출액은 933억원, 상시종업원수는 521명에 이르는 등 알짜배기 중소ㆍ중견기업이 많이 포함됐으며, 그만큼 구직자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박람회 참가 기업도 기술개발과 해외법인 개척 등을 통해 경기불황을 이겨낼 우수 중장년 채용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해외지사 CFO 등 8명의 경력직 채용을 위해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델파이(자동차부품) 인사팀 홍석윤 과장은 “박람회를 통해 해외지사 설립과 기술영업, 연구개발(R&D)부문 등에서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적 노하우를 가진 중장년 우수 인력의 채용을 희망하고 있으며, 결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행사를 총괄한 양금승 전경련중기협력센터 소장은 “대기업 퇴직인력이 중소ㆍ중견기업에 많이 채용되면 회사가 좋아지고 젊은층 중기 기피 현상도 해소될 수 있어 결국 주니어-시니어 채용 문호가 넓어지는 윈-윈 효과가 있다”고 했다.
‘중장년의 일자리 희망! 대ㆍ중소기업이 함께 만들어 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박람회는 고용노동부 전경련 중기중앙회 무역협회 노사발전재단 대한상의 대한은퇴자협회 등 7개 기관이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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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 협력사 채용계획
그룹/협력사(개사)/채용인원(명)
삼성/11/81
현대차/16/91
SK/2/7
LG/20/153
롯데/10/158
포스코/9/74
GS/7/38
한화/8/44
KT/7/50
두산/4/14
CJ/7/65
효성/1/20
현대/4/49
합계/106/8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