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문 열려있다” 일관된 원칙 고수 WHO·민간단체 사업등 지원사격 지속 美·中 압박…北경제건설 복합작용 결실
외국기업 유치 투자설명회 10월중 개최 전자출입체계 도입…일일 단위 상시통행 인터넷·이동전화 허용은 계속 논의키로
11일 새벽 타결된 남북공동위원회 제2차 회의 공동발표문에는 북한의 일방적 조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의 9월 중 가동과 투자기업 자산 보호 및 분쟁 발생 시 공동조사, 손해배상을 통한 해결 등 우리 측의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최종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입주기업의 숙원이었던 상시통행과 인터넷, 휴대전화 사용을 비롯한 통행·통신·통관 등 3통문제에 있어서도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2013년 입주기업이 낼 세금을 면제키로 한 것은 일방적인 공단 폐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좀처럼 사과를 하지 않는 북한의 그동안의 태도를 감안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자세로 풀이된다.
‘발전적 재가동’이라는 원칙을 내세워 끝까지 흔들리지 않은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향후 금강산관광 재개와 더 나아가 북핵문제에서도 남북관계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재가동 일정이 확정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며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가 본궤도에 오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개성공단 완전 정상화가 합의된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위치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자들이 플래카드에서 조업중단 일수가 적힌 종이를 떼어내고 있다. 이들은 가장 큰 추석선물을 받았다고 반겼다. 김명섭 기자/msiron@
정부는 개성공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북한의 도발과 적당한 타협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자세로 응수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북측 근로자를 철수시켰을 때는 남측 인력 전원 철수로 대응했고, 북한이 6차 실무회담에서 사실상 결렬이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 개성공단 폐쇄까지 염두에 두고 대화에 나서라고 최후통첩을 하기도 했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유연성을 최대한 발휘하고자 했다.
북한에 최후통첩과 함께 인도적 지원 계획을 밝힌 정부는 이후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대북 인도적 사업 지원에 나섰으며,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연이어 승인했다. 박 대통령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에게 개성공단에 대한 이탈리아 기업의 관심을 당부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남북관계를 북한의 도발 이전 상태로 회복하자는 박근혜정부의 노력의 성과”라며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서기는 했지만 개성공단 재가동은 남북관계 회복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의 명운을 벼랑 끝까지 밀어붙였던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는 미국과의 대화, 중국의 압박 그리고 경제건설이라는 국가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북한은 미국과의 고위급 대화를 추진했지만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미국과 중국의 태도로 인해 고립무원인 상태다. 특히 핵무력과 함께 경제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한 북한 입장에서는 외자유치가 절실한 형편인데 연간 9000만달러에 이르는 달러박스인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국제사회로부터의 투자도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원산과 해주, 나진·선봉특구 등 개발에 강한 의욕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은 선결과제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은 외자 유치에 목을 매고 있는데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 어느 누가 투자에 나서겠느냐”며 “한신이 불량배 가랑이 사이로 지나간 것처럼 그 정도까지 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