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은 맡은 역할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다. ‘학교 2013’, ‘천명’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최근 종영한 SNS 드라마 ‘아직 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이하 아헤때)에서 청순가련한 여주인공으로 변신에 나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현재 KBS2 TV소설 ‘은희’에 출연 중이다.
오목조목하게 생긴 이목구비와 달리 김민경은 연기에 대한 가치관과 신념이 확고한 배우였다. “반전을 갖고 있는 인물을 꼭 연기해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처럼 열정적인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헤때’는 제주도에서 촬영한 드라마로 아름다운 배경과 주인공들의 감성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김민경과 한재석은 극을 이끌어가는 주춧돌 역할을 여실히 해냈다. 김민경은 순전히 오디션을 통해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오디션을 통해 감독님을 처음 뵙게 됐고요. 처음 대본을 리딩한 날 감독님께서 눈이 초롱초롱하다며 칭찬해 주셨어요.(웃음) 두 번째 뵐 때는 제주도였죠. 섬세하시고, 정말 감성이 풍부하신 분이었어요.”
‘아헤때’는 사전 제작임과 동시에 한 편당 방영 시간 역시 15분 가량에 불과하다. ‘쪽대본’에 1시간 10분 가량을 방영하는 타 드라마와는 차별화됐다.
“일반 드라마는 TV를 통해서 약속된 시간에 방영하잖아요. 방영과 동시에 촬영에 임하기도 하고요. 배우로서는 SNS 드라마도 나쁘지 않았어요. 제주도 올로케이션에 사전 제작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여유도 있었고, 완성도도 훨씬 높았던 것 같아요.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가 함께 촬영하는 게 가능했던 드라마였죠.”
상대 배우로 호흡을 맞춘 한재석은 어떤 선배였을까. 김민경은 “어렸을 때부터 한재석 선배님 팬이었지만, 아무래도 대선배님이다 보니 연기에 부담을 많이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운을 뗐다.
“어느 덧 제가 선배님과 함께 연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죠. 그래도 긴장 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제 예상과는 달리 처음 만났을 때부터 굉장히 따뜻하게 챙겨주셨어요. 조언도 정말 잘 해주셨고요. 대사를 맞춘다거나 연기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에피소드도 상당히 많았다. 비록 일주일 간의 짧은 촬영 기간이었지만 아름다운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인 듯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한재석과의 키스신.
“한재석 선배님과 키스신 장소는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숲 속이고 햇빛도 반짝반짝한, 너무 예쁜 곳이었죠. 현아가 민석에게 먼저 다가가는 신이었죠. 사실 걱정을 많이 헀어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게 연기를 시작하니까 부끄러움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저 뿐 아니라 스태프 분들 모두 걱정을 많이 했었죠.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는요.(웃음) 그런데 제가 정말 현아로 180도 변신했고, 모두의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하하.”
김민경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출신이다. 스무 살 때부터 학교 수업으로 연기 공부를 했다. 요행을 바라지 않았고, 단편 또는 장편의 독립영화로 연기 내공을 쌓아갔다. 한 우물만 판 노력파다.
“다른 것에는 한 번도 욕심을 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연기에는 정말 애착이 가요.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생존 싸움을 해야 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워낙 꿈에 대한 애정과 집착이 강해서 끝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적은 곧 ‘나’라고 생각해요. 결국엔 ‘나와의 싸움’인 거죠. 끝까지 밀고 나간다면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연기 욕심이 남다른 김민경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남자배우로 유아인을 꼽았다. 그는 “굉장히 남성적이면서 진실된 배우이신 것 같다. 저랑 나이도 비슷해서 함께 연기를 하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오로지 연기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각오다. ‘예쁜 여배우’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이 색깔을 찾아 이름을 떨치고 싶다는 바람이다.
“연기관을 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떠한 역할로 다가가더라도, 소통이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역할이요? 너무 너무 많지만, 반전키를 쥐고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또 여장부처럼 현실과 싸워서 스스로 개척해가는 인물도 해보고 싶네요. 사랑에 있어서도 조금 더 짙은 멜로를 찍고 싶고요.”
▲사진 김효범 작가/ 로드포토스튜디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