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시모토흥업 최신화 한국법인 대표
“요시모토의 한국 점령이요? 하하.”
올해로 설립 101주년을 맞은 (주)요시모토흥업은 일본 최대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하나 아카시야 산마, 시마다 신스케, 다운타운, 나인티나인 등의 특급 코미디언을 필두로 탤런트, 가수, 아나운서, 산악인, MLB 스포츠스타 등 2000여명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이자, 일주일에 70편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대 제작사다. NHK를 제외한 일본의 전 방송사가 요시모토흥업의 주주로 있는, 말 그대로 일본을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사다.
지난 2010년 요시모토흥업은 한국법인을 세웠다. (주)요시모토 엔터테인먼트 서울. 본사에서 15년을 근무한 ‘요시모토’ 최초이자 유일한 외국인 직원 최신화 대표가 이곳의 수장이다. 평범한 법대생이었던 최 대표는 그 동안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반에 대해 익혔다. 이후 한국법인 대표이사직을 받아들고 고국을 찾았다. 그가 도착하자, 한국 연예계는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요시모토가 한국 연예계를 잡으러 왔다” “요시모토가 한국 코미디를 점령하러 왔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웃었다.
“요시모토의 한국 점령이요? 하하.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들리더라고요. 저희의 생각은 처음부터 ‘교류’였습니다. 한국 연예계와 다양한 인맥을 쌓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겁니다. 그것이 제가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었어요.”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선 일본어를 사용하는 것조차 반감을 샀고, ‘요시모토’의 명함을 달고 있는 것도 거부감을 사는 요인이었다. 한국의 여러 여건은 일본인과 일본기업을 여유롭게 바라볼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불과 3년, 요시모토 한국법인은 ‘코미디 한일전’(KBS2 제작)을 기획하고, 일본의 톱개그맨 진나이 토모노리를 ‘코미디 빅리그’(tvN)를 통해 진출시켰다. 지난 2일 막 내린 제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도 참여했다. 요시모토 소속의 모리야스 방방비가로, 하브, 마스야키톤이 참가해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송혜교 조인성 주연의 ‘그 겨울, 바람이 분다’(SBS)도 최 대표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코미디를 넘어 드라마와 각종 이벤트를 제작하고, 최근에는 한 스포츠 채널과 ‘코미디한일골프전’도 기획 중이다.
이 같은 글로벌라이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최 대표는 “현지 사정에 걸맞는 시스템의 수립”과 “신뢰”를 꼽았다. 한국과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너무나 큰 차이점을 안고 있다. 요시모토흥업의 경우 2000여명의 소속 연예인이 “계약서 한 장 없이 신뢰로만 형성된 관계”인 반면 국내 연예계에선 스타와 매니지먼트사의 소송전도 비일비재하다.
더 큰 차이점은 철저한 스타 양성방식에 있다. 요시모토흥업은 동경과 오사카에 1년 과정의 요시모토 종합예술학교를 운영 중이다. 제작 스태프부터 스타 코미디언까지 양성한다. 심사를 통해 선발된 해마다 1000명 이상이 학생들이 연 500만원의 학비를 내고 분야별로 교육을 받고, 현장으로 뛰어든다. 여기에서 나온 스타가 일본 최고 콤비인 ‘다운타운’. 일본은 한국과 달리 “반짝 스타도, 갑자기 사라지는 스타도 없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철저한 훈련과정을 거친 만큼 지속력을 지닌다는 뜻이다.
“한류는 이미 일본문화에 깊이 침투해 있어요. 하나의 장르로서 지속성을 가지고 남아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코미디의 경우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기 힘든 장르에요. 현지에 맞춘 전략(넌버벌 코미디 등)이 필요하죠. 한국의 개그맨들은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김병만의 ‘달인’과 같은 형식이라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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