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강덕수 회장 교체를 강행하면서 오는 9일 열릴 이사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자추천위원회(경추위)가 지난 5일 박동혁 대우조선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로 추천한 안이 이날 이사회에 상정된다. 이사회에서 과반 이상이 찬성할 경우 이 추천안은 27일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물론 자율협약 내용에 대표이사 인사권에 대해 경추위에 일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이사회가 제동을 걸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강 회장이 채권단의 신규 이사 선임 추진에 공식적으로 반발 입장을 밝히며 맞서는 상황이라 이사회에서 이사들 간 표대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키(key)’는 4명의 사외이사에 있다. 이사회는 강덕수 회장, 신상호 사장, 조정철 기획관리본부장 등 3명의 사내이사와 정경채 전 산업은행 부행장 등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정관에 따라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추천안이 가결된다. 강 회장 등 사내이사 3인방이 반대해도 사외이사 4명이 찬성을 하면 추천안은 이사회를 통과해 27일 주주총회에서 의결 절차를 거치게된다.
부결이 되면 사실상 채권단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셈이다. 강 회장이 채권단의 계획을 거부하고 맞서는 모양새가 된다. 강 회장 교체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채권단은 자금 지원을 무기로 강 회장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잠식 상태인 STX조선은 물론 자율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STX, STX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에도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없으면 사실상 파산 위기에 놓이게 된다.
가결되더라도 강 회장이 사임 의사를 즉각 밝힐지 여부는 미지수다. 강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채권단은 주주총회 이전에 강 회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다시한번 이사회에 상정해야한다. 강 회장은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표이사 신규 선임 추진은 채권단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채권단의 월권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한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강 회장이 추천안에 찬성하며 동시에 사임 의사를 밝힌다면 그 이후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게 현재 여론이다”고 말했다.
한편 STX조선 노동조합은 6일부터 ‘낙하산 인사 반대한다’는 본인들의 입장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하고 유인물을 배포할 예정이다. 또 노조는 채권단 측에 직접 이같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박진수 노조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영실패의 책임을 묻는 것은 맞지만 지금은 혼란한 상황을 수습해야할 때다. 지금 경영진이 바뀌면 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회사가 안정기를 되찾은 후 물러나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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