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로 유가급등 다시 주목 받는 석유 재테크…원유 관련 상품 채권이상의 수익 기대
“석유를 장악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1973년 제 1차 오일쇼크 당시 미국의 정치가이자 저명한 정치학자인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는 석유를 이렇게 표현했다. 40년이 지난 지금 그 의미가 조금 퇴색되긴 했지만 여전히 석유는 현재 인류의 ‘제 1자원’이자 가장 중요한 원료라는 지위를 누리는 중이다. 300여종에 달하는 각종 화학제품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며, 일상 생활에서는 휘발유가 유류비의 핵심을 차지하는 등 실물경제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처럼 현대인의 삶에 필수적인 석유는 ‘재테크 시장’에서도 가장 각광받는 상품 중 하나다. 시중에 출시된 원유 관련 상품에 투자할 경우 주식이나 채권 이상의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시리아 사태로 인해 주요 산유국들의 공급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원유 상품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갈등ㆍ전쟁ㆍ재해…‘악마의 눈물’에겐 오히려 기회=석유의 또 다른 별명은 ‘악마의 눈물’이다. 단순한 자원을 넘어 석유 패권을 둘러싼 각국의 갈등과 전쟁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국제 정세가 불안해질수록 유가는 비례해서 증가한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은 단기적인 국제유가 급등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공습 이후 시리아 내전이 이슬람 종파 간 파벌 싸움으로 확산될 경우 원유 공급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때는 유가가 50%까지 올랐고 2011년 ‘아랍의 봄’ 시민혁명 기간에는 30% 넘게 치솟았다.
또 하나의 변수는 미국의 ‘허리케인 리스크’다. 9월은 1년 중 미국에서 허리케인 발생 확률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다. 1995년부터 2012년까지 걸프만 정제소의 가동 중단율은 9월 25%로 가장 높았다. 지난 2005년 8월 말 발생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당시 미국 에너지청(EIA)은 멕시코만 원유 생산의 95%를 중단했다.
강유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유가가 일시적으로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가격 상승분을 되돌리는 급격한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유 관련 다양한 재테크 ‘눈길’=공급 리스크로 인한 국제 유가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유와 관련된 재테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원유 재테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기초자산이 되는 국제유가 가격을 살펴봐야 한다. 국제적으로 10여개 종류의 석유가 거래되고 있는데 이중 ‘3대 유종(油種)’으로는 ‘서부텍사스유 (WTI)ㆍ 브렌트유ㆍ두바이유’가 꼽힌다. WTI는 미국이 원산지고,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각각 영국 북해와 중동에서 생산된다. 국내 수입 원유의 약 80%가 두바이유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는 이 가격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원유시장에 투자할 때는 WTI 가격이 더 중요하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원유 상품들은 대부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NYMEX)의 WTI선물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맵스 TIGER원유선물상장 지수펀드 (ETF)’ 등이 대표적인 원유펀드에 해당된다. 여기에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원유생산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IBK글로벌 에너지 원자재펀드’와 ‘블랙록월드랙록월드 에너지 펀드’도 있다.
파생결합증권(DLS)도 원유 관련 주요 상품 중 하나다.
DLS는 원유를 비롯해 ‘금ㆍ원자재ㆍ 환율’처럼 다양한 기초자산을 두는 파생상품을 말한다. 가격이나 변동폭이 당초 예상치에서 움직일 경우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받는 구조다.
그밖에 유전개발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유전펀드도 있다. 유전펀드는 원유 판매대금을 기초로 배당금 수익을 안정적으로 받는 것이 장점이다.
▶ “대체에너지의 도전” 석유의 미래는?=그러나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석유의 매력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기술의 진보로 원유 채굴 가능 기간이 100년까지 길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언젠가 원유는 반드시 고갈되기 때문이다. 원유 대체에너지인 셰일가스의 등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로 ‘제 1자원’의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대체에너지 관련 금융상품들도 속속 출시되는 상황이다. 풍력ㆍ태양력ㆍ바이오 산업 등에 투자하는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펀드’와 ‘우리퓨쳐 에너지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에 육박한다. 글로벌 정유사들은 셰일가스 개발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고,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에 대한 일반인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정부의 대체에너지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어제의 연료(Yesterday’s fuel)’라는 기사를 통해 “원유에 대한 소비는 현재 정점에 매우 가깝다” 면서 “향후 원유에 대한 수요 감소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ㆍ사회적인 변화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