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유무죄 · 양형 변동 없을것” 검찰측 “최회장 지시 명백한 범죄” SK “범행동기 없어 정상참작해야”
지난 4월 첫 공판부터 5개월여간 반전을 거듭했던 ‘SK 횡령 사건’의 항소심 심리가 오는 27일 판결 선고만을 남겨둔 채 3일 모두 마무리됐다.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와 검찰, SK 최태원 회장 형제 측은 마지막까지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검찰 측은 이날 최종 의견 진술에서 “증거조사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범행을 저질렀음이 명백하고, 다만 그 경위가 예비적 공소사실인지, 당초(주위적) 공소사실인지 두 가지 판단만 남았다”며 “예비적 공소사실보다는 주위적 공소사실이 실체적 진실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에 따르면 펀드 출자금은 최 회장의 지시를 받아 최 회장의 자금을 위해 조달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재판부의 요청으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과는 사뭇 다르다. 예비적 공소사실은 ‘최재원 SK 부회장이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투자 권유로 SK계열사가 펀드에 출자하되 출자금을 선지급받는 방식을 기획했고 최 회장은 이를 허락했다’는 내용이다. 혐의의 ‘주어’가 최 회장이 아닌 최 부회장으로 바뀌었고, 김원홍 씨의 투자 권유라는 배경도 부각됐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최 부회장 역시 유죄로 뒤집힐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재판부는 또 “공소사실 변경으로 유무죄 여부나 양형이 변동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최 회장도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 역시 남아있다.
예비적 공소사실은 주위적 공소사실이 기각될 경우 판단될 뿐이지만, 재판부가 예비적 공소사실로의 변경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판결에 반영되는 것은 예비적 공소사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무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이 많은 자금의 진짜 수요자는 누구인가. 자금을 원했다는 최 회장 형제보다 김원홍 씨가 항상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자금을 원했다”며 “사건의 진실을 다시 바라봐 줄 것”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또 “최 회장은 SK C&C 주식을 담보로 계속해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고작 1~2개월 주식 담보를 쓰지 않겠다고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며 범행을 저지를 동기 자체가 없음을 피력했다.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