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동 스마트폰 유저의 필수앱은 전쟁터 앱.’

시리아 내전으로 인접국인 레바논에서는 ‘전쟁터 앱’이 필수품이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레바논인들은 출근할 때 스마트폰 앱을 참고한다. 교통 정체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총격전 장소를 피해가기 위해서다.

이들에게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앱은 총격전이 벌어지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주는 기능은 물론, 폭죽놀이 소리와 총격전을 구분해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을 때 인근 군부대에 연락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 앱 개발자인 무함마드 타하는 “다른 나라에서는 출근길을 방해하는 건 교통정체 정도이겠지만, 레바논에서는 그밖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타하가 출시한 앱 ‘Ma2too3a’는 앱 이용자들이 보내오는 시위, 교통 상황, 거리 폐쇄, 충돌 사태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지도에 반영하는 방식의 앱으로, 지금까지 8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타하는 “이 앱 사용자들이 늘어나는 건 정국 불안과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피라스 와즈네가 개발한 ‘웨이 투 세이프티’는 총격 사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베이루트에서는 금요일 예배자들에게 정치인들이 연설한 뒤 종종 총격전이 발생한다. 이때 거주자들은 전화나 트위터로 지금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이때 이 앱을 사용해 총소리를 녹음해 사이트로 올리면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무기 종류를 파악하고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정확한 장소와 총격전 유형을 알려준다. 이 앱 또한 폭죽 소리와 총소리를 구분해준다.

2년 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이후 최근 몇 주 동안 총격전, 납치, 자동차 폭파 등의 사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폭격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미술 교사인 주마나 보 칼레드는 “내전이 단지 몇 년 동안 진행된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훈련이 많이 돼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인들은 지난 1975년부터 1990년까지 내전을 겪은 바 있다. 이들에게 점증하는 전쟁 위기는 이제 피난을 통해서가 아니라 안전한 곳을 찾아다니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 대상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