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기존 철제 수갑에 실리콘을 덧씌운 수갑을 개발해 내년부터 보급에 나선다.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갑 관리강화 및 재질개선 추진안’을 최근 경찰위원회에 보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실리콘 수갑’ 개발은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피의자 손에 상처가 생기는 등 인권 침해 문제가 지적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 7월 국가인권위원회는 피의자가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꽉 조여진 수갑을 방치해 손목에 상처를 입게 한 것은 신체의 자유 침해라 판단해 경찰청장과 해당 경찰서장에게 관련 제도 개선과 직무 교육을 권고하는 등 수갑 사용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마냥 인권문제를 의식해 피의자에게 수갑을 헐겁게 채울 수도 없는 것이 경찰의 현실이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말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33)가 수갑을 풀고 달아난 이후 수갑 관리 매뉴얼을 강화했지만, 올해만 6건의 피의자 도주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속되는 인권침해 우려를 불식하고 피의자에게 확실히 수갑을 채우는 방안을 고민해, 기존 철제 수갑에 실리콘을 덧씌우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은 알루미늄 수갑을 강도가 훨씬 높은 철제 수갑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현재 일선 경찰서에서 가장 많이 쓰는 수갑은 2006년 도입된 알루미늄 수갑으로, 무게가 170g으로 가벼워 휴대가 편리하다. 대신 재질이 약해 피의자가 강한 힘을 주면 휘거나 도주 후 쉽게 쇠톱으로 잘라낼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돼왔다.
경찰은 재질강화 개선 방안에 따라 내년에 실리콘 수갑 1만여개를 일선에 보급할 예정이다. 현재 경찰이 보유한 수갑은 7만여개 수준이다. 다만 실리콘 수갑 제작엔 기존 수갑(1개당 2만1000원대)의 약 2배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돼 예산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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