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결국 정홍원 국무총리가 전면에 나섰다. 정 총리는 취임 후 첫번째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제 겨우 살아나고 있는 경기회복 흐름을 정치권이 꺾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정 총리가 경제활성화와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자칫하면 새정부 들어 내놓은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장기 표류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시기상으로도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정기국회 법안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여긴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정치 상황은 꼬일대로 꼬여 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검찰 수사 축소ㆍ외압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모든 국가 정책 현안을 덮어버렸다.

정 총리는 28일 대국민 담화문에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경제를 살리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와 민생경제 관련 법안들이 하루라도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치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 23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가 마련한 각종 대책들을 실행하기 위한 입법조치가 신속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국민들이 정책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한 원인”이라며 국회에 조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번엔 총리까지 나선 것이다.

이번 정부는 출범 8개월 동안 십여개에 달하는 정책패키지를 발표했다.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 세 차례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놨으며, 올해 안으로 한 차례 더 발표될 예정이다.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4월 종합대책’과 두 차례의 보완대책, 벤처ㆍ창업 대책과 창조경제 실현계획과 그에 따른 후속 정책, 고용률 70% 로드맵 실천방안 등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정 총리는 “당장 외국인투자촉진법안만 통과되어도 2조3000억원 규모의 합작공장 착공으로 총 1만40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관광진흥법안이 입법화되면 역시 약 2조원 규모 호텔건립 투자로 4만 7000여 개의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 중인 크루즈산업의 지원법안은 2년내 100만 명의 관광객 추가 방문과 함께 1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은 지난 5월 나온 ‘1차 투자활성화 대책’의 규제완화 방안중 하나이며, 외투 공동 출자시 증손회사 최소 보유지분율을 기존 100%에서 50%로 낮추는 내용이 골자다. 국회에 제출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급기야 재계가 개정안을 빨리 처리해 달라며 국회에 건의하기도 했다.

관광진흥법안은 학습환경을 저해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유해성이 없는 관광호텔에 대한 규제와 절차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3차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이다.

크루즈산업 지원법안은 5년마다 크루즈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제순항 크루즈에 카지노를 허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벤처활성화나 주택경기 활성화 법안에 대해서도 경제적 효과를 언급했다.

정 총리는 “창업지원법안, 벤처기업육성법안, 자본시장법안 등도 입법화되면 벤처기업의 매출과 고용이 늘어남은 물론 향후 5년간 벤처 창업 생태계로 유입되는 투자자금이 4조 원 이상 확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소득세법안과 주택법안이 통과된다면 당장 건설투자, 주택투자 증가로 연결되어 1조 5천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벤처활성화 방안으로는 현재 엔젤투자 소득공제를 확대하거나 기술혁신형 합병시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등의 조세특례제한법이 전혀 처리되지 않았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의 주택법도 넉달 넘게 잠을 자고 있다.

2013년 세제개편안과 내년 예산안, 중앙ㆍ지방간 재원조정방안 등도 국회의 결재를 거치지 않고는 안되는 사안들이다.

정 총리는 “계류 중인 법안 하나하나가 투자진작과 일자리 창출에 직결되는 것”이라며 “국회가 이번 회기 내에 이러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