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연주의'예요. 그게 뭐냐고요? 인연이면 또 만나게 돼 있다는 거죠……최종 목표는 록스타입니다!"
'록스타'와 '인연주의'는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정준영이라면 'OK'인 느낌이다. 무대 위 굵은 목소리와 흔들림 없는 눈빛의 정준영과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정준영은 같은 듯, 또 전혀 다른 사람인 듯 그렇게 대중들에게 서서히 녹아들었다.
◆ '슈퍼스타K' 그 후...
정준영은 지난해 케이블채널 엠넷(Mnet) '슈퍼스타K4' 톱(TOP)3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라디오 DJ와 예능과 드라마 출연 등 종횡무진 활약했다. 거침없고 솔직한 그는 전에 없던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그런 그가 가수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10일 첫 번째 미니 음반을 내놓고 활동에 나섰다. 음반은 선공개 된 '병이에요'를 필두로 '정말?', 타이틀 곡 '이별 10분 전', '비 스투피드(BE STUPID)', '아는 번호' '테이크 오프 마스크(Take Off Mask)' 등 총 6곡으로 구성돼 있다.
"활동을 하는 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챙겨 듣는 스타일이 아닌데 음악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저절로 듣게 되니까,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좋아요"
데뷔 음반인 만큼, 또 '슈퍼스타K4'의 다른 도전자들과 비교해 발매 시기가 늦은 만큼 공을 들였다.
"대중들이 원하는 걸 생각하며 만들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에게 음악적으로 크게 원하는 건 없다고 생각했고요(웃음). 기대 역시 예능프로그램에서 비춰지는 캐릭터적인 면이기 때문에 노래를 뭘 갖고 나와도 상관없었을 것 같아요"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이번 음반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만족스러워요. 개인적으론 완성도 면에서 뿌듯한 음반이에요. 그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음악은 앞으로도 쭉 해나갈 생각이기 때문에 조급해하지도 않고, 순위에 연연하지도 않아요. 노래를 만드는 과정은 힘든 점도 많지만 완성됐을 땐 정말 좋아요. 그 쾌감을 알게 된 이상 앞으로도 욕심을 더 낼 것 같습니다"
◆ 인연을 기다리고 록스타를 꿈꾼다
"19살에 가수라는 꿈을 가졌고, 노래하는 직업을 얻은 지금까지 계획과 딱 맞아떨어진 건 아니지만,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기쁩니다"
정준영은 열여덟 살, 너바나와 건즈 앤 로지즈의 무대를 보고 록 음악에 푹 빠졌다. 동시에 가수라는 꿈이 가슴 속 피어나기 시작했다.
가수라는 꿈을 꾸게 된 열여덟, 지금과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그때와 지금, 우선 가수를 하고 있어서 좋아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게 행복하죠.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오던 것이기 때문에 꿈을 실현했다는 것이 뜻깊은 거죠"
"앞으로 새로운 음반을 통해서 조금씩 음악적인 개선도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다. TV 속 그의 모습처럼 초조해하지도 당황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가수라는 직업을 얻은 지금, 조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뭔가 이뤄내기 위해 연습은 하지 않았어요. 그리 노력하지 않았다고 해도 될 정도로요. '하다 보면 되겠지'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생각으로 살고 있었는데, 프로의 세계에 들어오니 갈고 닦아야 할 것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음악적인 업그레이드라고 할까요? 자신감을 자신 있게 표현하려면 음악적인 부분에서 성장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음악과 앞으로의 목표를 이야기할 때는 눈빛이 달라진다. 하지만 이내 '우리 결혼했어요' 속 장난꾸러기 남편으로 180도 돌변한다.
진짜 정준영은?
"분명 제 안에 직설적인 면이 있어요. 외국에서 지낼 때 워낙 자유로운 친구들이 많았고, 또 혼자 살면서 책임감이나 자립심도 생긴 것 같아요. 또 고집불통인 면도 있어요. 나는 맞다고 생각하고, 주변인들이 모두 아니라고 할 땐 끝까지 고집을 부리죠"
여기에 사람을 놀리는 데엔 천재적인 기질을 가진 그도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 속 정준영도 제가 가진 또 하나의 모습이에요. 원래 누군가를 놀리는 걸 좋아해서, 유미 누나를 놀리듯 주변 사람들을 놀리곤 합니다(웃음)"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하면 하고 싶은 걸 모두 하고 있단다. 덕분에 주위의 '그러면 안돼'라는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저는 '인연주의'예요. 인연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난다고 생각하는 거죠. 인연이면 또 만나게 돼 있어요"
다시 눈빛이 변했다.
"다음 정규 음반을 통해서는 저만의 뭔가를 더 표현하고 싶어요. 이번 음반 보다 좀 더 만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최종 목표는 록스타입니다"
록스타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정준영. 자신을 '인연주의'라 표현하는 로맨티스트의 일면, 그러나 맞다고 생각하는 건 누가 뭐래도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그는 '낭만적인 록스타'다. 새로운 면이 계속 나올 것 같아 궁금하게 만드는 가수, 그리고 남자 정준영의 앞날이 기대된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