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중국산 공산품이 홍수를 이루며 한때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없이는 하루도 못 산다는 말이 이슈가 됐었다. 하지만 더 이상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글로벌 중저가 시장에 이어 고가 영역으로까지 중국 브랜드 즉 ‘메이드 바이 차이나(Made By China)’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이보다 더 무서운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바로 중국 소비자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인을 위한, 중국인의 입맛에 맞춘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을 한 예로 제시했다. 중국에서는 액정이 큰 스마트폰이 더 인기인데 이는 한자 입력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에서 삼성 갤럭시(16.7%)와 중국 브랜드 롄샹(14.8%)스마트폰이 애플(6.9%)보다 더 잘 팔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노트북 전문 사이트 랩톱매거진의 마크 스푸나워 편집장은 “이제는 미국의 스마트폰 액정 크기가 중국을 쫒아가고 있다”며 중국 컨셉이 새로운 트랜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급자동차업체들 역시 중국 소비자 마음 잡기에 한창이다. GM의 뷰익은 미국보다 중국에서 4배 가량 더 팔리고 있다. 지난 상반기 뷰익의 중국 판매량은 16.9% 증가한 40만1327대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판매량은 10만837대에 그쳤다. 비록 GM은 부인하고 있지만, “고사 위기였던 뷰익을 살린 건 고가 자동차를 선호하는 중국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푸조, 폴크스바겐 등 외제차들이 앞다퉈 중국에 디자인센터를 세워 중국 부호들을 겨냥한 디자인을 내놓으려 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화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영화자료 관리사이트 박스오피스닷컴의 필 콘트리노 편집장은 “중국이 헐리우드의 새로운 고민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세계 2대 영화시장인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검열과 중국관객의 입맛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영화 ‘레드 던(Red Dawn)’에서 워싱턴주를 점령한 중국군이 나중에 북한군으로 바뀐 것이 실제 사례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들 역시 최근 중국의 ‘길들이기’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중국 국영 CCTV는 지난 3월 애플의 서비스 문제를 집중 공격한 데 이어 이번에는 스타벅스 때리기에 나섰다. CCTV는 21일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싼 중국의 스타벅스 커피값이 뉴욕보다 30% 이상 비싸다며 스타벅스를 악덕기업으로 몰아갔다.
앞서 외국산 분유와 외국 제약 회사들이 잇따라 언론의 도마에 오르는 등 13억 소비자를 잡기 위한 길은 점점 험난해지고 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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