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핏빛 스릴러와는 방향을 달리한 감성 영화가 등장했다. 스크린을 보는 내내 관객들의 감성을 쉴 틈 없이 파고든다. 영화 '공범'의 이야기다.

'공범'은 손예진과 김갑수가 부녀 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로,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 '내 사랑 내 곁에' 조감독 출신 국동석 감독의 데뷔작이다.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유괴살인사건 공소시효 15일 전, 범인의 목소리를 듣고 사랑하는 아빠를 떠올리게 되면서 시작된 딸 다은(손예진 분)의 잔인한 의심을 그려낸 스릴러다.

영화는 우리 사회의 맨 얼굴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실제 범죄자의 삶은 어떨까?'라는 모티브에서 시작된 '공범'은 딸을 위해서 평범히 살아가는 가해자 순만(김갑수 분)의 모습을 현실성 있게 담아냈다.

특히 순만과 다은의 애처로운 부녀의 모습이 감성을 자극한다. 자신의 아버지가 범인이라는 걸 가장 먼저 알았음에도 '가족'을 버릴 수 없는 다은의 안타까운 선택이 보는 이들의 공감과 눈물샘을 자극한다.

'삶의 전부'였던 아버지가 끔찍한 유괴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에 오열하는 다은과, 사실을 은폐하고 딸과 행복한 삶을 보내려는 순만의 처절한 몸부림이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이번 영화로 스릴러에 처음 도전한 손예진의 호연 역시 돋보인다. 공포와 분노, 슬픔이 어우러진 다양한 감정 연기로 극을 이끌어간다. 김갑수는 냉정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딸 밖에 모르는 아빠의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열연을 펼친다. 이들의 앙상블 역시 영화의 묘미다.

감성을 자극하는 만큼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도 한다.'완전 범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순만의 비참한 최후를 통해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순만과 다은의 목소리가 막이 내린 후에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공범'은 기존 스릴러물의 잔혹함을 배제했음에도 긴장과 스릴, 그리고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철저히 주인공들의 갈등과 감정, 그리고 드라마틱한 전개를 통해 관객들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하는 매력을 지닌 영화다.

스릴과 감성이 동시에 버무려진 영화 '공범'이 올 가을 감성 스릴러로 관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