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가 패하면 그대로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3차전 승리투수 류현진(26)이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라 월드시리즈행을 이끌 희망을 남겨놨다.
LA다저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승제) 5차전서 선발 잭 그레인키의 호투와 애드리언 곤잘레스의 홈런 2방 등 4개의 홈런을 앞세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6-4로 물리쳤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추격하며 월드시리즈행 불씨를 지폈다. 6차전은 19일 세인트루이스 홈구장 부시 스타디움으로 옮겨 펼쳐진다. 다저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가 나서 6차전 승리를 따낸다면 20일 최종 7차전서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며 3차전에 이어 애덤 웨인라이트와 재대결한다.
빈타에 허덕였던 다저스의 방망이가 모처럼 불을 뿜었다. 곤잘레스와 칼 크로퍼드, A.J.앨리스가 4개의 솔로포를 날리며 분위기를 달궜다. 곤잘레스는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2회말 곤잘레스, 야시엘 푸이그, 후안 유리베, 잭 그레인키의 안타를 엮어 2득점한 다저스는 그러나 3회초 맷 카펜터의 안타와 카를로스 벨트란의 3루타, 맷 홀리데이의 2루타로 동점을 허용했다.
3회말 2사에서 곤잘레스가 상대선발 조 켈리의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스탠드 중단에 꽂히는 큼지막한 솔로포를 터뜨리며 홈런레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5회에는 칼 크로퍼드, 7회에는 A.J.앨리스까지 솔롬홈런을 때렸고 8회 곤살레스가 다시 한 번 우월 1점 홈런을 날려 쐐기를 박았다. 다저스는 9회초 푸이그의 실책성 수비가 빌미가 돼 2점을 빼앗기며 위기에 몰렸지만 켄리 얀선이 2사 1,2루에서 대타 애드런 체임버스를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NLCS 1차전서 8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고개를 숙인 그레인키는 이날 7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잘 막고 타석에선 적시타로 타점까지 올리며 맹활약, 올해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류현진, WS 진출 드라마 주인공 될까=다저스가 벼랑 끝에서 탈출하면서 류현진에게도 기회가 왔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전날 4차전 패배 후 “우리에겐 오랫동안 휴식을 취한 그레인키와 커쇼, 류현진이 있다”는 말로 사실상 5,6,7차전 선발을 예고했다. 세 명의 ‘믿을맨’들에게 다저스의 운명을 맡기겠다는 얘기다. 일단 6차전은 커쇼가 나선다. 지난 NLCS 2차전서는 패전투수가 됐지만 투구내용은 6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좋았다. 커쇼가 시리즈 균형을 맞춘다면 마지막 바통은 류현진이 이어받는다. 류현진은 지난 15일 NLCS 3차전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다저스에 귀중한 승리를 안기면서 한국인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의 주인공이 됐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후 “오늘 지면 끝이기 때문에 경기 내내 마음을 졸이며 봤다”면서 “7차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준비를 잘 하겠다. 아직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저스에게 기분좋은 징조는 또 하나 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가 NLCS에서 1승3패로 몰리다 대역전극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는데, 희생양이 바로 세인트루이스였다. LA타임스는 5차전을 앞두고 “만약 다저스가 5차전을 이겨 6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간다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세인트루이스가 작년에도 3승1패로 앞서다 역전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며 세인트루이스의 ‘트라우마’를 들춰냈다. 다저스의 6차전 승리에 이어 류현진이 최종전서 또한번 쾌투를 펼치며 ‘영웅 시나리오’를 완성할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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