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국가보조금을 빼돌리다 적발된 어린이집 원장들에 대해 검찰이 각기 다른 잣대를 적용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30일 보조금을 횡령한 전 어린이집 원장 A(49ㆍ여) 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는 제외하고 ‘영유아보육법 위반’과 ‘사기’ 혐의만 적용해 구속 기소한 반면, 이와 유사한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은 같은날 영유아보육법 위반보다 무거운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비리 원장 B(40) 씨를 구속 기소했다.

영유아보육법 위반 혐의는 처벌이 벌금 500만원에 불과하지만 업무상 횡령 혐의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에서 보육시설 3곳을 운영하는 A 씨는 식재료비와 특별활동비를 부풀려 신고해 국가보조금 1억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영유아보육법 위반ㆍ사기 등)로 지난달 30일 구속기소됐다.

당초 경찰과 검찰의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올해 5월 입건돼 수사를 받으며 횡령한 것으로 파악됐던 금액은 총 7억3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서울동부지검은 A 씨의 통장 한 곳에 보조금과 보육료 등이 혼재돼 있다는 이유로 5억8000여만원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30일 “A 씨가 어린이집 명의의 통장에서 본인 또는 남편 L 씨 계좌로 돈을 송금한 사실만으로는 이를 임의 사용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또 어린이집 명의의 통장에는 구청에서 지급한 보조금 이외에 보육아동 보호자들이 지급한 보육료, 특별활동비, 차입금 등이 혼재돼 있어 A 씨가 이 통장에서 본인 또는 남편 L 씨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돈이 보조금이나 보육아동 보호자들의 돈이라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광주지검은 지난달 30일 국고보조금 3억7000만원을 빼돌린 전남 화순군 소재 모 어린이집 원장 B 씨에 대해 업무상 횡령과 영유아보육법 위반, 사기 혐의를 모두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B 씨 역시 A 씨처럼 통장 한 곳에 보조금과 보육료, 특별활동비 등을 지급받아 임의로 사용했지만, 광주지검은 이 금액을 모두 국가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