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 무역의 날 50돌 1964년 1억弗서 2013년 5500배 성장 그러나 수출의존도 높아 ‘외풍’에 쉽게 노출 내수·수출 균형발전 ‘수출코리아 3.0’ 새 길은…
해방 직후인 1948년. 대한민국의 연간 수출액은 1900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16년 후인 1964년 11월 30일에는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그날을 기념해 ‘수출의 날’(이후 12월 5일 ‘무역의 날’로 개칭)을 제정했다. 공장 언니들의 파워였다. 노동집약적 상품의 대표주자였던 섬유가 그 시대 주력 수출품이었다.
지난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 수출 500억달러까지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4638억달러로 올해 연간 5500억달러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1964년 연 1억달러에서 50년 만에 5500배 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게 바로 대한민국 수출의 찬란한 성과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수출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높아진 인건비 등 가격경쟁력으로는 승부를 걸 수 없게 됐고, 주요 경쟁국의 견제는 어느 때보다도 심해졌다. 과연 찬란한 역사는 이어질 수 있을까?
▶창조경제 통한 수출 다변화가 살길=대한민국의 경제사는 수출품목의 변천사를 보면 보인다.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70년대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경공업 제품으로 달러를 벌었다. 섬유류(40.8%)와 가발(10.8%)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980년대에는 의류(11.7%), 신발(5.2%), 인조장 섬유직물(3.2%) 등 노동집약적인 제품들이 주로 팔려나갔다.
본격적인 수출 품목 다변화는 1980년대 후반부터다. 국가 차원의 중화학공업 투자가 이뤄지자 선박(3.5%) 음향기기(3.4%) 등으로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는 전자와 자동차 분야에 과감한 투자가 감행되며 수출 품목이 세대교체됐다. 반도체(7.0%), 영상기기(5.6%), 컴퓨터(3.9%), 자동차(3.0%) 등이 수출 상위 10위권에 진입하는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됐다. 2000년대에는 반도체(15.1%)가 수출 1위 품목으로 올라섰고 컴퓨터(8.5%)가 뒤를 이었다.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수출 품목 다양화가 중소기업들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올해의 경우 13대 주력품목 외에 중소수출품목의 10월 수출증가율이 14.2%로 전체 증가율(7.3%)을 훨씬 상회한다.
▶내수 안 키우면 日ㆍ中 기침에 韓 독감=수출에 국가의 명운을 걸 정도로 경제의존도가 높다 보니 그만큼 ‘외풍’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기, 재정위기는 물론이고 가까이 위치한 중국과 일본의 경제정책 하나에도 큰 영향을 받기 일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무역의존도(수출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는 2011년 기준 110.30%로 G20 중 가장 높다. 더욱이 2009년 95.76%, 2010년 101.98%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계에서는 내수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수출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ㆍ기아차가 유가증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39%(2월 7일 시가총액 기준)로, 전체의 4분의 1이나 되지만 내수 대표업종인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시총 비중은 1.97%에 그치고 있다. 수출 중심 우리 경제의 양극화 현상의 단면이다.
수출 증가로 인한 낙수효과 즉, 소득 및 일자리 창출효과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1998년 0.65에서 2010년 0.56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수출 10억원을 달성했을 때 1998년엔 19.0명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했지만, 2010년엔 9.3명에 그쳤다는 의미다.
윤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