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B-52 전략폭격기 보도자제 불구 중국내 일부 네티즌 강경대응 주장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미국 B-52 전략폭격기의 비행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보도를 자제하고 있지만 중국 네티즌은 강경한 입장이다. 일부 네티즌은 “미군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침입했다면 중국 역시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놓고 중국 내 여론은 ‘당연한 것을 했다’는 반응이다. 중국 측은 일본이 이미 1969년 방공식별구역을 발표했고 이후 범위를 중국 쪽으로 꾸준히 넓혀왔으며 저장성 해역에선 불과 100㎞까지 근접했다고 주장한다.
미국, 일본 등 20개국이 이미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고 있고, 일부는 중복이 있지만 대부분은 잘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 중국 측 설명이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무효라는 것은 ‘도둑이 도둑을 욕하는 것’이란 반응이다.
물론 이번 파장을 중국이 모를 리가 없다.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건 애초부터 일본뿐 아니라 미국을 직접 겨냥한 포석이 분명하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1년 전부터 이 계획을 차근차근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부터 중국 매체에 방공식별구역 설정 기사가 다뤄지기 시작했다.
단, 중국은 미국의 행동에 대해 특별한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속해서 미국의 반응을 떠볼 것으로 여겨진다. 이 과정에서 주고받기 식으로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은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데 이어 항모 ‘랴오닝함’을 작전지역을 벗어난 남중국해로 이동시키며 항모전단 훈련을 하기로 결정했다. 랴오닝함이 영유권 분쟁으로 민감한 지역인 오키나와의 요나쿠니섬 주변과 미야코해협을 지나야 하는 만큼 이는 일본에 군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은 영유권 문제를 양보할 수 없는 국가 이익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한 이 문제는 정권의 안정과도 직결돼 있다. 때문에 강경 입장을 고수하며 아직까지 양보할 기미가 없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상황이 악화될지 모르는 ‘살얼음판’ 국면은 중국에도 큰 부담이다.
27일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사태의 향배를 좌우할 키는 중국이 쥐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를 주도한 중국 군부를 다른 세력이 견제할 수 있을지가 사태 향배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