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아우르는 황금 라인업 구성 소외된 시청자 겨냥 틈새 공략

‘불타는 금요일’ 황금 라인업이 열렸다.

최고 시청률 10.0%의 진기록을 세우며 전 세대가 화답한 ‘응답하라 1994’와 ‘꽃보다 할배’의 시즌2 격인 ‘꽃보다 누나’의 연속 편성이 결정됐다.

올 들어 금요일 밤시간대는 예능 전쟁터로 부상했다. ‘전통의 강자’인 ‘정글의 법칙(SBS)’이 지키고 있는 밤10시에 MBC의 ‘스플래시’와 ‘어서오세요’가 거쳐갔다. 다음달 15일에는 ‘나는 가수다’를 연출한 신정수 PD가 최수종 하희라와 함께 새 예능 ‘집으로’를 들고 돌아온다.

종편에선 ‘마녀사냥’이 선방 중인 자리에 ‘꽃보다 누나’가 과감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졸지에 ‘퍼펙트싱어 VS’는 제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영리한 편성전력이었다. 황성연 닐슨코리아 부장은 “20대 시청자들은 보고싶은 방송만 보는 선별적 시청층이지만 50대 이상의 고정시청자들은 보던 방송을 쭉 보는 습관적 시청층이다”고 짚었다.

tvN이 선보인 ‘황금 라인업’에는 이 두 가지 시청습관을 공략해 금요일 밤을 잡아보겠다는 전략이 엿보이지만 사실 현재의 라인업이 완성된 계기는 “열악한 매체력이 불러온 케이블 채널의 ‘틈새시장 공략’”이었다.

이덕재 tvN 본부장은 “결국은 미디어 환경을 보고 편성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케이블은 지상파나 종편에 비해 매체력이 부족하고, 시청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기간도 짧다. 새로운 땅을 찾아 시장을 개척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결핍에서 비롯된 편성전략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꽃보다 할배’가 금요일 8시50분대에 치고 들어와 지상파 드라마(MBC)와 경쟁하고, ‘응답하라 1994’가 4050 세대가 즐겨보는 주말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며 ‘금토드라마’로 정착하게 된 것이 그렇다. “지상파가 길들여놓은 시청습관을 소비하지 않는 시청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소외된 시청자’를 고려해 편성을 하게 됐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상파와 케이블이 선보이는 콘텐츠의 간극에서 소외된 시청층이 등장했다. 현재 TV환경에서 50대 이상의 시청층은 ‘리모컨 세대’로 불리지만, 이덕재 본부장은 바로 이 세대를 “대중문화에서 소외된 계층”으로 봤다. TV는 아이돌이 점령해 습관적으로 드라마 콘텐츠만 소비 중인 세대, 레코드 가게가 사라지며 음악도 잃어버린 세대라는 것이다.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지상파에선 아침ㆍ저녁 드라마와 교양물로 공략하지만, tvN에선 30대 마인드의 50대에게도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자”고 판단했다.

애초 ‘꽃보다 할배’는 ‘퍼펙트 싱어’, ‘강용석의 고소한 19’와 함께 50대 이상 시청층을 겨냥하고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다. ‘응답하라1994’에 등장하는 이른바 ‘서울 유학생’들의 정착기에선 ‘부모 세대’의 애틋한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분석도 따라왔다.

그렇다고 젊은 세대를 놓치지도 않았다. 현재 ‘꽃보다 누나’가 방송 전 온라인을 통해 몇 차례에 걸쳐 티저를 공개하는 방식은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동한 ‘능동적인 마케터’인 20대를 공략한 콘텐츠 비지니스 사업의 일환”이었다.

각기 다른 공감방식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패밀리형 콘텐츠를 통해 공격적인 편성전략을 세운 tvN은 지금 지상파를 위협하는 강자로 부상 중이다. 현재 가장 긴장할 상대는 금요일 밤의 절대강자 ‘정글의 법칙’이다. 여전히 14%(닐슨코리아 집계)대를 기록 중이지만, 시청률이 빠지는 날도 심심치 않고 이슈력은 예전만 못한 상황.

‘응답하라 1994’의 힘을 받아 출격할 ‘꽃보다 누나’의 진검승부는 오는 29일 시작이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