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한신평 내년 전망 철강·유통업 등급강등 리스크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기업의 신용등급 양극화와 이에 따른 회사채 시장의 격차가 내년에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 국내외 신용평가사의 전망에서 재차 확인됐다.

무디스와 계열사인 한국신용평가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제11회 연례 콘퍼런스’에서 크리스 박 무디스 아ㆍ태지역 기업금융그룹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는 우호적인 거시경제 환경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적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그러나 일부 민간기업은 차입금 비율이 현재 신용등급 대비 취약하다는 점을 볼 때 신용등급 하향 건수가 신용등급 상향 건수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본지 11월 11일자 1ㆍ3면 참조 그는 이런 위험에 노출된 기업으로 철강 및 유통 업계를 꼽았다.

그는 또 “80%의 한국 기업들이 유동성이 취약하며 약 36%의 민간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민간기업에 대한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에서 ‘안정적’ 평가를 받은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지만 10%에 달했던 ‘긍정적’평가는 올해 단 한 곳도 없으며 ‘부정적’ 평가를 받은 비율은 소폭 늘었다.

문창호 한국신용평가 기업ㆍ그룹평가본부 본부장도 “웅진, STX, 동양그룹의 부실 여파로 A급 이하 회사채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만기도래액이 큰 건설, 해운, 조선, 철강업체의 신용 및 차환위험 이슈가 2014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그룹은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금부담이 가중된 상태”라며 “특히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그룹은 중점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한신평에 따르면 2009년 이후 급증했던 회사채 발행은 올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AAA~A급이 주도한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A급 발행이 웅진과 STX 사태로 크게 줄었다. BBB급은 발행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AA급 이상 우량채의 만기는 장기화되는 반면 A급과 BBB급의 만기는 단기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특히 정유ㆍ화학, 건설, 조선, 해운, 철강 업종의 발행액은 2008년 이전보다 크게 늘었지만 등급은 꾸준히 하향 추세다. 올해 상반기 건설, 조선, 해운 등 3대 취약 업종 중 등급이 상향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반면 각각 4개, 1개, 2개 기업의 등급이 하향됐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양극화 조짐이 뚜렷하다. 지난달 AAA등급의 회사채 발행액은 2조5949억원으로 전체의 44.4%를 차지했다. 월별 기준으로 올해 최고 규모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7월(50.2%·1조524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BBB등급의 발행규모는 전달보다 1450억원 감소한 750억원(1.3%)에 그쳤고, 투기등급인 BB급 이하는 92억원(0.2%)에 불과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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