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이석채 KT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 정부의 ‘이명박(MB)맨’ 정리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 회장이 물러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사는 KT와 같이 민영화된 옛 공기업인 포스코 정준양 회장의 거취다. 전임 이명박 정부가 취임 초기 주요 공공기관장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은 것과 달리 박근혜 정부는 초기만 해도 모양새를 갖추는가 했지만, 결국 전 정권과 관련된 사람들을 대부분 걸러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인 한국가스공사 주강수 사장과 지역난방공사 정승일 사장, 한국전력기술 안승규 사장, 에너지관리공단 허증수 이사장, 석유관리원 강승철 이사장 등은 일찌감치 사표를 제출했다. 현대건설 출신이거나 대선 캠프 등에 관련된 인사들이 많아 MB맨으로 꼽히던 이들이었다.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박석순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정창영 코레일 사장,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등도 연이어 자리에게 물러났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MB정부에서 경제브레인으로 주목받았던 강만수 산은지주회장이 새 정부 출범 한달여 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을 시작으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 회장 등 일명 ‘4대 천왕’이 줄줄이 자리를 내놨다. MB맨으로 알려진 인사중에는 선출직인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이어 지난 9월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사표를 내면서 모두 여의도를 떠나게 됐다.

KT, 포스코 등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바뀐 곳들의 수장 물갈이는 좀 더 강도높게 진행중이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다보니 국세청이나 검찰 등 사정기관들의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포스코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지난 9월초부터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중이어서 정준양 회장의 향후 거취가 관심이다.

박 대통령은 후임 기관장 인사와 관련, 당선 직후만 해도 전 정부의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으나 결국 자기 사람을 앉히면서 똑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각 공공기관에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해 달라”고 발언해 구태 답습은 예고됐다. 이후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에 이규택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임명되면서 5년후 똑같은 전철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