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금리 상승으로 국내에서 가계부채로 인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4일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발간한 계간지 ‘상장협연구’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경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차별화됐던 한국시장이 더 이상 안전한 지역으로 인식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앞으로 1%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이며 이로 인해 한국의 시장금리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장기금리 상승이 점차 기업대출 및 가계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며, 가계ㆍ기업대출 금리가 각 1%포인트 상승하면 이자 부담은 연간 11조1000억원, 14조5000억원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되면 조선ㆍ해운, 건설ㆍ부동산 등 금리 취약기업을 포함해 대출 비중이 높은 업종의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는 데 이어 일부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

정 연구원은 특히 2금융권의 가계부채 대란을 경고했다. 최근 가계대출이 늘고 신용도가 낮은 차주가 집중된 2금융권에서 일부 금융회사가 도산하는 금융시스템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미국 양적완화 축소는 한국의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한국의 수출에서 신흥국 비중(57.9%)이 선진국 비중(42.1%)보다 높아 미국 경제회복의 온기가 신흥국의 수출 증가로 확산하기 전까지 한국의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