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률 20%도 못미쳐 지문 · 사진 정보 없어…길 잃으면 일일이 탐문해서 집 찾아줘야

지난달 30일 오전 8시께 경찰 112신고센터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길을 잃은 지적장애청소년 A(14) 양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

경찰은 A 양을 만나 신원파악을 하려했지만 A 양은 지적장애 1급으로 자신의 이름조차 말하지 못했다. 아이와 대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경찰은 아동지문 사전등록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정보를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지문과 사진을 입력해도 A 양의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경찰 전산망에 지문과 사진, 신상정보를 미리 입력하는 ‘사전등록제’에 등록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경찰은 강동구 내 보호시설 4곳, 초ㆍ중학교 10여곳 등 약 6시간 동안 탐문한 끝에 이날 오후 2시께 A 양을 서울 동작구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2일부터 만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장애인, 치매질환자의 실종에 대비한 ‘사전등록제’가 시작됐지만 지적장애인, 치매환자의 경우 등록률이 낮아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사전등록제 등록률(올해 9월 말 기준)은 전체 대상자 1015만7450명 가운데 175만1128명이 등록을 마쳐 17.24%에 달한다.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경우 등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전체 대상자 933만1894명 중 172만3700명(18.47%)이 등록을 했는데, 실질적인 등록대상이 10세 이하 아동인 것을 감안하면 등록률이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적장애인의 경우 전체 28만4801명 중 2만3568명인 8.28%, 치매환자는 54만755명 중 3860명인 0.71%에 불과하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의 경우에는 경찰관이 직접 어린이집을 방문해 사전등록제를 권장하면서 등록률이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지적장애인과 치매환자의 경우 각자의 가정 등 곳곳에 흩어져 있고, 경찰 홍보인력 부족으로 실종 신고돼 발견할 때마다 등록을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전등록제에 등록하면 길을 잃어 발견될 경우 경찰이 쉽게 보호자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지적장애인, 치매환자의 경우 등록률이 낮아 경찰이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 경찰력 낭비가 심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지적장애인,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각 가정을 방문해 사전등록제를 권유하는 등 현장홍보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