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측에 책임전가 뉘앙스 돌출행동 민주 지도부 야권연대 훼손 불만표출

‘친노 진영’의 돌출행동에 민주당 주류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이 말을 잃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던 홍영표 의원이 단일화 비화를 담은 ‘비망록’을 1일 발간하면서 지난해 후보단일화 과정 때의 양측 갈등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대선패배의 책임을 안 의원 측에 전가하려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면서 혀를 찼다.

안 의원 측 금태섭 변호사는 “홍 의원의 주장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면서 “우리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 문제로 공방을 벌이지 않겠다는 게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불쾌한 기색은 감추지 않았다. 금 변호사는 “민주당 주장이 다 맞는다고 쳐도 ‘역시 민주당이 잘했다’고 국민들이 생각할 리 없고, 우리가 반박한다고 해서 ‘안철수가 잘했다’고 국민이 생각할 리가 없다”면서 “선거에서 졌으면 반성하고 다음에 더 잘해야 하는데 (친노는) 남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대선을 돌이켜보면서 함께 교훈을 얻자는 의도로 만든 것”이라며 책을 출간한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홍 의원의 책이 노영민·윤호중 의원 등 친노 핵심 의원들의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출간 전에 문재인 의원에게 확인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한 친노 진영의 ‘항변’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더욱이 책이 발간된 시점은 민주당이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울릉 두 곳의 재보궐선거에서 모두 패배해 지도부 리더십이 위기에 직면한 직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선패배에 이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친노 진영이 주도권 회복과 세력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신(新)야권연대’를 위해 민주당과 정의당, 안 의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온 민주당 지도부는 홍 의원의 비망록에 대해 “상식적인 행동이 아니다”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김한길 대표 측 관계자는 “대선 후보들끼리 한 이야기를 본인들의 실리를 따라 공개하는 것은 상식적인 정치가 아니다”면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은 민주주의 차원에서 풀어가야 할 문제지만, 정치적 차원에선 결국 당 지도부가 친노를 도와주는 꼴이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김 대표의 장내외 병행투쟁은 결국 집권여당을 상대로 싸운 게 아니라 민주당을 상대로 싸운 ‘당내투쟁’이 돼버렸다”면서 “친노진영의 재결집을 위한 것이라도 이런 식의 행동은 문 의원에게도, 야권연대 차원에서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