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2013 지구촌 경제 명암
오바마 2기 집권 첫해 성적표 오바마케어 잡음 등 악재 불구 4.1% 성장률로 ‘최악의해’ 면해
‘강한 경제가 정치 낙제생 오바마를 살렸다’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강한 경제 회복 덕에 지난 2009년 취임 이후 ‘최악의 해’에 빠질 뻔한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집권 2기 첫해 오바마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건강보험 개혁과 연방정부 부채 협상 난항 등의 악재에도 불구, 강한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최악의 해는 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오바마케어ㆍ총기규제…‘산 넘어 산’=집권 2기 첫 해, 오바마 대통령을 가장 괴롭힌 것은 그의 핵심 공약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였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오바마케어를 문제 삼아 예산안 협상을 거부하면서 16일 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정지) 사태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또 그가 강력히 추진해온 이민법 개혁안과 총기 규제 법안 역시 공화당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도ㆍ감청 폭로 이후 오바마는 국외에서도 거센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그 결과 가장 최근 실시된 CNN-ORC 공동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로 곤두박질 쳤다. 지난 2009년 1기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이다.
▶美 경제 3분기 4.1% ‘깜짝 성장’=반면 미국 경제는 지난 5년 간의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며 오바마의 구겨진 체면을 살렸다. 올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전년동기 대비 4.1% 상승, 7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지난달 7%로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1월부터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에 착수하는 단초가 됐다. 경기 개선세에 주식시장도 활황을 이어가면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올 들어 27%나 뛰어올랐으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7번이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주말에는 다우 지수가 1만6221.14에 거래를 마쳐,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줄리안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국 경제 회복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 동안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내년 경제도 ‘맑음’=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22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경제 성장이 상승 탄력을 받고 있고 실업률도 떨어지고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내년 전망이 낙관적이어서 미국의 성장률 예측치를 당초 2.6%에서 추가 상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 2월 7일로 미뤄진 연방정부 부채 상한 협상은 내년 미국 경제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내년 3월 초면 부채가 한도에 도달해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며 “내년 초 의회가 개회하자마자 법정 부채한도 상한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