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회사채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신용등급별 양극화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까지 불거지며 시장 위축이 가속화 되고 있다. 내년 초에는 부실업종의 만기가 집중돼 있어 회사채 시장이 큰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12일 회사채 시장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4년 일반 회사채의 만기도래 금액은 약 41조2000억원으로 올해 38조7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월별로 보면 내년 2월 만기 금액이 5조5540억원으로 가장 많고 4월과 5월에 각각 4조5890억원, 4조5020억원이 도래하는 등 상반기에만 24조2000억원의 만기가 몰려있다.

특히 업황부진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운 BBB등급 건설업종은 2월에만 1900억원의 만기가 몰려 있어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2월은 회사채 시장의 차별화로 자체 상환될 물량이 가장 많은 시기”라면서 “부실업종을 비롯한 채권시장의 차환동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등급별 양극화도 회사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A등급 회사채와 BBB등급 회사채의 순발행액은 각각 -2조5080억원, -1조6680억원를 기록했다.

A등급 회사채의 경우 2011년(4조12억원), 2012년(5조8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순발행이 유력하다. 웅진과 STX, 동양 사태를 겪으면서 A등급 회사채까지 시장에서 크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채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규모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10월까지 일반 회사채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총액은 36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3% 하락했다. 반면 같은기간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총액은 3조4829억원으로 작년보다 141.9% 상승했다.

특히 내년에도 회사채 시장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현금이 부족한 기업들은 자산 매각이나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아 전체적인 발행량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시장 부진이 계속된다면 회사채 시장은 내년 전체에 걸쳐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