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엔저(円低)’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국내 증시를 이끄는 자동차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래 엔화는 100엔 당 10월 8일 1106.65원 이후 꾸준히 하락해 9일에는 1018.81원으로 1020원선마저 붕괴됐다. 이에 기아차는 실적우려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SK하이닉스, NAVER에 이어 시가총액 7위로 밀려나는 굴욕을 겪었다.

일단 업계에선 우려가 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자동차주가 엔저를 이겨낼 만큼 ‘환율 내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권순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현대차나 기아차 등 완성차 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동차 부품주까지 덩달아 하락세”라며 “그러나 앞으로 국내외 생산량이 정상화되고 신차 출시에 따른 2014년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살펴보면 최근 낙폭은 과하다”고 밝혔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3개월 간 원/엔 환율이 고점이던 10월 8일과 현재 자동차주의 실적 추정치를 비교한 결과, 4분기에 13개 자동차 종목의 영업이익은 0.38% 하향에 그쳤다.

엔저가 본격화된 이 기간에 실적 추정치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오히려 4분기 영업이익이 2조2751억원에서 2조2998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문제는 내년이다.

해외생산 비중이 높은 현대차는 10월 이후 엔저 하락 기간에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9조4595억원에서 9조3464억원으로 1%가량 하향에 그쳤다. 반면 기아차는 같은 기간 3조9351억원에서 3조7292억원으로 5%나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대 감소에 그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호타이어(-6.37%), 에스엘(-5.34%) 등 부품주도 두달여만에 내년 영업이익이 5% 이상 기대치가 낮아졌다.

김연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동차 업종이 해외생산을 늘려 과거 대비 환율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 점은 인정할 부분”이라며 “하지만 국내공장 생산분에 대한 영향이 아직 남아있어 원화 강세에 따른 컨센서스 하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내년 실적 추정치는 원/달러 환율 1070원을 가정한 것으로 이를 1050원으로 하향할 경우 현대차는 영업이익의 5.4%, 기아차는 9.7%의 추가하락이 가능하다”면서 “내년은 신차 사이클이 시작돼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수입차 점유율 상승과 원화 강세로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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