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일본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다시 넘어서면서 국내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엔저가 오히려 호재인 종목을 찾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엔화 부채가 많은 기업이다. 엔화 부채가 많으면 엔저로 인한 외환평가이익을 많이 얻어 빚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상반기 엔화가 약세를 보일 때 증권사들은 엔화 부채가 많은 기업을 골라 앞다퉈 추천했다. 포스코와 롯데쇼핑, 현대제철,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비에이치아이 등이 거론됐다.

이들 기업은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넘어선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0일 현재까지 평균 2.76% 주가가 올랐다. 코스닥 종목인 비에이치아이를 제외하면 4.84%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32%)을 웃돈다.

그러나 상반기에 비해 최근엔 엔화 부채가 많은 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 무엇보다 엔화 약세가 지속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당시 롯데쇼핑을 제외하고는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엔화 부채 이슈가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 주가를 끌고 가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쇼핑도 올 상반기 외환평가이익이 주가 상승에 일부 도움이 됐지만 그보다 하이마트 인수와 동남아 시장에서의 선전 등이 주가를 움직인 주요인이었다는 평가다.

또 엔화 부채도 결국은 빚이라는 점에서 엔저에 따른 ‘반사이익’은 제한적이다. 엔저 환경에서 엔화 부채가 많다는 건 상대적인 매력도에선 우위를 보일 순 있어도 절대적인 매력 증가로 이어지진 못한다는 것이다.

양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외화차입금이 2조원 이상으로 많은 편”이라며 “빚이 많다는 건 투자에 긍정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외화차입금 가운데 엔화 부채는 약 3분의 1 수준이라 엔저로 당장 부채 규모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가가 수급과 업황, 실적 등 여러 변수에 의해 움직이는 만큼 환율 만으로 수혜를 구분하는 것은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엔저수혜주로 분류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주가 올 상반기 철강 경기 부진으로 주가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화 부채 영향력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지만 지금은 기업별로 실제 영향이 어느 정도 있는지 걸러내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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