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세수를 늘리고,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침체돼 있는 경기를 활성화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기업의 이윤과 개인 소득이 증가해 세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경제가 저상장의 늪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내수 부진 속에 3.3%에 그쳤다. 3년 연속 잠재성장률(3% 중반)을 밑돌면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 체력’을 가리키는 지표로 활용된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지금처럼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세율을 올리거나 세수 항목을 신설하면 경기가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세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무엇보다 양육과 주택, 일자리 문제 해결을 통해 경제 활력의 불씨를 살려 세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실장은 “증세, 복지 논의에 앞서 경제 펀드멘털(체력)을 키울 수 있는 큰 틀을 짜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지 않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소득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내수(투자와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채 원리금과 이자 상환부담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 소비가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기업의 실적 저하로 이어져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노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 보니 가계가 저축과 같은 미래 소비를 위해 현재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의 소비여력을 늘릴 수 있어야만 실제 소비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소비와 투자심리를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내수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복지 분야의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개인의 교육과 인적자원 축적, 보육과 출산 등 사회생산성을 높이는 복지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단기 대책보다는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력 부족에 따른 기업 부담을 줄이고,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실업 등 고용 관련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