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ㆍ서경원 기자]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테이퍼링(taperingㆍ자산매입 축소)이 내년 안으로 착수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2014년은 국제금융시장의 격변이 예상된다. 특히 수출경쟁력과 직결되는 각국의 통화가치를 낮추기 위한 환율 눈치싸움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양적완화 축소 이르면 내년 3월= 미국이 테이퍼링을 실시해 전세계에 흩어진 달러를 회수하게 되면 달러 강세 기조가 현재보다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이퍼링으로 금리가 급등하게 되면 경기 회복을 저해할 위험이 있어 달러 강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
미 연준은 수 개월 이내에 테이퍼링을 실시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기ㆍ고용 상황이 연준 목표치에 부합하면 언제라도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내년 3월에 시작되고, 첫 자산매입 축소 규모는 월 15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출구전략 예상 경로를 ▷자산매입 축소 및 중단 ▷금리 인상 ▷보유자산 매각 등의 순서로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고, 금리 인상 시점은 2015년 중순에서 2016년 초순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국 통화가치 낮추기’ 전쟁= 미국의 경기회복이 예상에 못미쳐 달러 가치 상승이 더딜 경우 다른 선진국들과 신흥국들이 보이지 않는 환율개입에 적극 나설 공산이 커진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전격 발표하면서 유럽 여러나라들의 통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나섰다. 중국 역시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고 자본흐름 자유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금융개혁으로 이를 실시할 경우 위안화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기축통화를 찍어내는 미국의 재무부는 의회에 제출한 환율보고서에서 몇몇 주요 교역상대국에 대해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원화가치 상승을 막고자 외환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외환시장 개입을 제한하기 위해 압박하겠다고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이처럼 미 재무부가 주변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냄에 따라 내년에는 ‘환율 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엔저ㆍ원고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 당국으로선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거시건전성 3종세트(선물환 포지션 제도ㆍ외국인 채권투자 과세ㆍ외환건전성 부담금)’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환율 조작’이란 비판도 받을 수 있어 외환시장 개입이 말처럼 쉽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최근엔 성 김 주한 미국대사까지 나서 한국에 개입을 자제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지난 10월 국제적인 환율전쟁의 가능성을 경고했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은 환율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과거와 같은 환율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엔저, 내년에도 ‘투 비 컨티뉴드’= 미국의 ‘후원’을 받고 있는 일본은 내년에도 엔저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경제정책 여건상 엔저 기조가 수정되려면 일본이 아주 견실하게 성장하거나 아베 총리가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당분간 거의 없다고 본다”며 “이에 따라 엔저 현상 역시 일정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달러 환율은 6개월 만에 103엔을 재돌파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03.05엔까지 치솟았다. 지난 5월 23일 이후 반년 만에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3엔대 선으로 하락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투자자들 사이에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융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데다 세계 증시의 상승 기조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것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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