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 쯤은 환상적인 결혼을 꿈꿔봤을 겁니다. 본질보다 현상에 집착하는 생활 속에서 결혼의 본질에 대해서 깨달아가는 남녀 간의 사랑을 그린 영화 ‘결혼전야’(감독 홍지영)가 개봉해 흥행 중입니다.

극중에서 원철(옥택연 분)과 결혼을 며칠 앞둔 소미(이연희 분)는 경수(주지훈 분)와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만약 원철(옥택연 분)과 소미(이연희 분)가 약혼한 상태라면 원철은 어떤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까요?

약혼 후 다른 사람과 간음한 경우 약혼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원철은 경수와 하룻밤을 보낸 소미에게 약혼을 해제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유가 있더라도 해제의 의사표시 없이는 당연히 약혼이 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원철은 소미에게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원철이 소미와 결혼 후, 경수와 소미가 하룻밤을 보낸 사실을 알았다면 이러한 것을 이유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 중에 하나입니다. 부정행위는 형법상의 간통보다 훨씬 넓은 개념입니다. 즉 간통에 이르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되는 일체의 행위를 부정행위로 보고 있습니다(판례).

소미의 행위는 부정행위에는 해당하지만, 원철은 소미에게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재판상 이혼 사유인 부정행위에는 혼인 후의 부정행위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판례도 혼인 전 약혼단계에서 부정한 행위를 한 때에는 재판상 이혼 사유인 부정행위에 해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사유로 혼인이 파탄나면 재판상 이혼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경수와 소미가 하룻밤을 같이 보낸 것은 형사상 간통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원철과 소미가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부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혼생활에 대한 불안감으로 결혼을 망설이는 ‘결혼전야’의 주인공들을 보면서, 문득 가수 PSY의 ‘챔피언’ 가사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라는 구절이 떠오르네요. 우리는 해결할 수 없는 너무 많은 근심과 걱정에 압도돼 현재의 행복을 잃고 살지 않나 싶습니다.

글 : 자문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