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미국)=신동윤 기자]지난 14일(현지시각) 방문한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의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 2014 북미 국제 오토쇼(NAIAS,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열리는 코보 센터에서 남서쪽으로 약 5㎞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공장 주변에는 황량한 공터와 버려진 공장, 더이상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 등이 남아있다. 모비스 공장을 제외하고는 번듯한 건물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곳에는 오랜 시간 강타한 경기 침체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우려했던 크라이슬러 부품공장 인수,그랜드체로키 대박으로 역전= 모비스가 미시간에 공장을 짓고 미국 3사에 대한 부품 공급 확대를 준비하던 2009년 당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황은 가히 최악이었다.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 신청을 했고 크라이슬러 역시 금융위기의 직격탄에 휘청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크라이슬러의 핵심 납품사 아빈메리터가 공장을 거의 다 지어가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사업을 접었다. 이에 크라이슬러는 아빈메리터가 담당했던 부품 공급을 맡아달라고 많은 회사에 요청을 보냈다. 모비스에게도 요청이 들어왔다. 현대모비스는 처음에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거절했다. 하지만 일정 부분의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결단에 따라 미시간 공장을 인수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9년 1043만대 까지 떨어졌던 미국 자동차 시장 연간 판매량이 2012년 1449만대, 2013년 1560만대까지 급증했고 2014년 판매 예상치는 1610만대에 달할 정도로 미국 자동차산업은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모비스 미시간 공장에서 부품을 공급중인 크라이슬러 그랜드체로키도 미국 시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황찬규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 영업총괄 부장은 “크라이슬러와 현대모비스 사이에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 헤쳐나와 지금의 실적 호조를 이뤄냈다는 유대감이 형성돼 있다”라며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크라이슬러의 증산에 맞춰 현대모비스의 생산 설비도 확장하는 등의 협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끊임 없는 생산라인 효율화 추구= 현대모비스는 미시간공장에서 크라이슬러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브랜드인 지프와 닷지에서 각각 생산하는 그랜드체로키와 듀랑고에 들어가는 프론트, 리어섀시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이 공장에는 전세계 어느 현대모비스 공장에서도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모비스의 일반적인 ‘일(-)자형’ 생산라인이 아니라 독일식 ‘ㅁ’자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바로 인수 직후 크라이슬러에 부품을 납품해야만 했던 모비스가 기존에 아빈메리터가 ‘ㅁ’자 생산라인으로 지은 공장을 그대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황 부장은 “이 형태의 생산 라인은 자재를 좌우에서 동시에 공급할 수 없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모비스는 안정적인 납품을 위해 기존의 생산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부분적으로 보수 및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생산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우선 모비스는 무인 운반설비인 ‘AGV’(Auto Guided Vehicle)를 도입해 부품 운반을 신속하고 편리하게 만들었다. 또 직원들의 부품 조립 속도가 각자 달라서 ‘ㅁ’자 생산 라인의 모서리 부분에서 부품이 정체되는 경우를 막고 생산성을 높이고자 완충역할을 하는 엑슬서브라인(리어 코너라인)을 한국에서 들어와 지난해 성탄절 셧다운 기간에 완전히 뜯어고쳤다. 또한, 근무 형태를 주 6일 근무를 기본으로 일요일 특근까지 도입해 생산일수를 312일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시간당 66대의 부품을 생산하는 등 가동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2010년 연간 10만대를 생산했던 모비스 미시간 공장은 지난해 33만대 수준까지 생산 물량을 늘렸다. 주변의 오하이오 공장(22만대)까지 합치면 크라이슬러 전체 생산량(260만대)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미시간 공장 같은 경우에는 휠얼라이먼트(차륜정렬) 작업까지 맡고 있다.
또 모비스 미시간공장은 크라이슬러 및 GM, 포드 등에 납품하는 물량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다른 부지에 일자형 생산라인이 설치된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