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설 대목을 앞두고 유통가에 한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추석에 물량 부족을 겪었던 한우선물세트 확보전이 한창인가 하면, 일본 원전파동에다 설 수요 심리까지 겹치면서 한우 값도 지난해 설 당시 보다 10% 이상 오른 것도 유통가의 한우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유통가의 때아닌 한우전쟁은 지난해 추석때 겪었던 물량 수급 비상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7월까지 한우값 폭락을 겪었던 한우 농가들이 암소 도축량을 늘리면서 공급은 줄어든 반면, 일본 원전파동으로 방사능에 대한 공포감에 한우 수요는 올랐기 때문이다.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발생한 것이다.

한우가격은 2012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사육두수가 급증해 폭락을 거듭했다. 2012년 9월말 기준으로 한우 사육두수는 314만 마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도 300만두 수준으로 적정 사육두수 250만두를 초과했다. 그러나 지난 추석 이후 한우 시세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우 농가들이 사육두수를 줄이기 위해 암소 도축량을 늘렸기 때문. 2012년 암소 도축두수는 43만두에서 지난해엔 51만 마리로 18% 가량 늘었다.

실제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추석 한우는 갈비세트의 경우 6.1%, 냉장한우세트는 8.1%로 매출이 신장했다. 반면 수산물 세트 매출은 28% 감소했다. 특히 굴비, 갈치는 전년인 2012년과 비교해 각각 24%, 14% 가량 매출이 줄었다.

한우선물세트의 수요는 올 설 예약판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갈비세트는 40.5%, 냉장한우세트 74.1%로 크게 늘었다.

이에따라 한우 시세도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13일 암소기준으로 한우 시세는 1만3576원(1kg)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6%나 올랐다. 거세우 역시 1만5332원/kg으로 5.1% 올랐다. 거세우, 숫소를 포함해 한우 전체로 보면 1만4716원/kg으로 전년에 비해 11.8%가 올라갔다.

한우 수요가 늘면서 가격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트는 바이어 직접경매참여, 위탁영농 등의 유통단계 축소와 사전기획을 통해 한우 선물세트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5% 내외로 소폭 인상해 판매한다. 물량도 지난해 설보다 20% 늘어난 사상최대 물량인 410톤을 준비했다.

이마트는 역대 최저가 선물세트인 한우혼합2호세트(한우갈비0.9kg, 한우불고기/국거리 각0.75kg, 양념소스2팩) 가격을 지난해보다 5% 가량 내린 8만3600원에 판매한다. 물량도 35% 가량 늘린 1만5000세트로 역대 최대 규모다.

또 15% 가량으로 시세가 가장 많이 오른 갈비 세트도 가격 상승률을 최소 수준인 5% 내외로 묶었다. 한우갈비1호(한우갈비3.6kg, 양념소스 4팩)를 18만5000원에 판매한다.

냉장세트는 전년 수준으로 동결 또는 1~5% 내외로 소폭 인상했다. 냉장한우1등급등심세트(한우등심구이/스테이크 각 1.2kg)는 지난해 설과 같은 가격인 19만8000원에 판매한다. 이외에도 프리미엄 한우세트가 연간 20% 내외로 꾸준히 신장함에 따라 횡성축협한우를 중심으로 물량을 전년 대비 23% 가량 늘려 1만 세트 가량을 준비했다.

장경철 이마트 축산팀장은 “이번 설은 지난해 추석 직전인 8월부터 벌써 설 물량 준비에 착수했을 만큼 물량 확보가 관건인 상황”이라며 “이마트는 사전 준비로 한우 시세가 올랐음에도 설 세트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