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 문화대혁명(이하 문혁) 시기 활동했던 옛 홍위병들의 사죄와 참회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선 이런 움직임은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마오쩌둥(毛澤東)을 모방한 정치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문혁이 다시 등장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일면서 이같은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혁 당시 홍위병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쑹빈빈(宋彬彬·67) 등 옛 홍위병 20여명은 지난 12일 모교인 베이징사범대 부속여중(현 베이징사범대 부속 실험중학교)에 모여 문혁 중 홍위병 폭행으로 사망했던 볜중윈(卞仲耘) 전 부교장의 반신상 앞에서 묵념하고 참회했다.

이어 쑹씨는 약 1500자 분량의 ‘나의 사죄와 감사’라는 제목의 반성문을 낭독했다.

이 학교에선 문혁 초기인 1966년 8월 이 학교 홍위병들이 교사들을 집단구타하는 ‘8·5’사건이 발생해 그 중 부교장이 숨졌다.

쑹빈빈은 혁명원로 쑹런충(宋任窮) 상장(上將·대장)의 딸로 문혁 당시에는 쑹야오우(宋要武)란 이름으로 더 유명했다.

그는 1966년 100만 홍위병을 대표해 톈안먼(天安門) 성루에서 마오쩌둥 주석에게 홍색 완장을 채워줘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홍위병이 됐다.

문혁 종료 후 쑹씨는 미국으로 이민, MIT에서 화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쑹씨는 참회를 하기위해 백발이 다된 나이에 최근 귀국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엔 혁명원로 천이(陳毅)의 아들 천샤오루(陳小魯)가 문혁 당시 학교혁명위원회 주임으로 선생님과 동료들을 학대한 데 대해 사죄했다. 또 어머니를 ‘반동’으로 신고해 결국 숨지게 한 아들이 속죄하는 등 문혁 당시 과오에 대한 사과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옛 홍위병들의 사과와 참회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배경에는 마오쩌둥을 높이 평가하면서 정치적으로 보수노선을 걷고있는 시진핑 정권에 대한 문혁 경험자들의 반발과 우려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의 한 개혁파 학자는 14일 일본 산케이신문에서 “시 주석이 마오쩌둥 시대를 방불케하는 정치운동을 전개하고 문혁을 다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발언을 한 것을 놓고 개혁파, 문혁 경험자들이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옛 홍위병들은 자신의 죄를 공개적으로 사과함으로써 비극의 재래를 저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26일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기념좌담회에서 ”마오쩌둥이 말년에 잘못을 저질렀지만 복잡한 국내·국제, 사회·역사 원인도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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