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설을 맞아 대통령직 수행 이후 처음으로 특별사면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헤럴드경제 2013년 12월 19일자 1면 참조) 사면이 국민에 대한 ‘선심쓰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벌점, 면허취소등 행정ㆍ징계법규 위반자들에 대해서는 사면이 남용되지 말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헤럴드경제가 14일 입수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사면권 행사방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이영주 당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파견 검사(현 부천지청 차장검사 발령)은 이 같이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들은 이승만 15회, 허정 2회, 박정희 25회, 전두환 18회, 노태우 7회, 김영삼 9회, 김대중 7회, 노무현 8회, 이명박 7회등 총 98회에 걸쳐 특별사면을 단행해왔다. 특히 김영삼 정부부터는 교통사범등 행정ㆍ징계법규 위반자에 대한 특별사면이 단행되기 시작했는데, 김대중 정부때 운전면허 벌점 감면만 1013만5850명에 달했고 노무현 정부때 420만7152명, 이명박 정부때 433만4293명에 달하는 등 대규모의 특별사면이 이뤄졌다. 이 같이 정권 초기에 국민의 환심을 사기위한 ‘선심쓰기’ 형태로 행정ㆍ징계법규 위반에 대한 범칙금ㆍ과료면제, 혹은 면허취소나 벌점 등의 징계ㆍ징벌의 면제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사법권이 무력화되고 국민들의 준법정신이 떨어졌다고 이 검사는 지적했다.
이 검사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행정ㆍ징계 법규 위반자를 사면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사면법 4조를 폐지하고, 만약 행정ㆍ징계 법규가 현실에 맞지 않다면 해당 법규를 개선하는 것이 맞다고 주문했다.
또 과거 특별 사면이 정경유착, 부정부패, 선거범죄 사범들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하면서 사면 대상자 선정의 객관성ㆍ공정성ㆍ투명성이 결여됐다며 사면심사위원회에 민간 외부의원 숫자를 늘려 시민대표의 참여폭을 확대하고, 5년 뒤 공개토록 돼 있는 사면심사위원회의 회의록을 즉각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민간인 학살 및 인신매매 등 반인륜범죄’, ‘집단 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상의 집단살해범죄’, ‘성범죄’ 등 원칙과 관련된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경제범죄 사범들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법으로 제한하기 보다는 정경유착을 뿌리뽑는 방식으로 근절하는 게 낫다고 결론냈다.
한편, 지난해 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말 단행한 특별사면에 따라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으며, 현재 국회에도 관련 법안들이 계류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