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투자하면 왜 항상 마이너스일까?”
연금투자를 상담하면서 만난 여러 가입자들이 하소연하곤 한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좌절할 필요가 없다고 답한다. 상당수 개인들이 수익 보단 손실을 더 많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언론사에서 한 증권사의 개인 투자자 계좌들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주식 수익률은 -1.49%, 일본 주식 수익률 -2.86%, 미국 주식 수익률 -2.3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나 일본 닛케이지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모두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모습은 사실 심심치 않게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투자를 통해 수익보다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1980년대 이후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한 행동경제학은 이러한 현상을 개인들이 갖는 여러 특징으로 설명한다.
일례로 우리는 자신의 예측능력이나 정보의 질을 과대하게 평가해서 믿는 경향이 있다. 이를 ‘과신(Overconfidence)’ 현상이라 한다. 이 때문에 과도하게 거래함으로써 거래 비용이 증가하고 수익률을 떨어뜨리곤 한다.
또 투자 결정을 할 때 접하는 초기 정보나 가격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예를 들어 특정 주식에 처음 투자할 때의 가격에 일종의 닻을 내리고 그 가격이 합리적인 평가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이를 ‘닻 내림 효과(Anchoring)’라고 한다. 이 밖에 과거의 사건이나 패턴을 기반으로 미래의 사건을 예측하려는 ‘대표성 오류 (Representativeness Bias)’, 자신의 기존 믿음이나 가설을 뒷받침하는 정보 만을 찾아보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축소하는 ‘확인 편향(Confirmation Bias)’도 있다.
이렇듯 우리가 가진 기본적인 여러 본능 때문에 수익 보다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전에 교육 방송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한 바 있다. 모의고사 전국 석차가 0.1%안에 들어가는 800명의 학생들과 평범한 학생들 700명을 비교해 두 그룹 간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
두 실험 군 사이에는 부모의 경제력이나 학력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고, 0.1%에 속하는 친구들은 IQ도 크게 높지 않았다. 실험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단어 25개를 한 개당 3초씩 모두 75초 동안 보여주고는 얼마나 기억할 수 있는지 검사했다.
실제 검사는 아이들에게 검사를 받기 전 ‘자신이 얼마나 기억해 낼 수 있는가’를 묻고 그 결과와 실제 기억해 낸 단어의 개수를 비교하는 것이다.
0.1%의 학생들은 자신의 판단과 실제 기억해 낸 숫자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범한 학생들은 이 두 값의 차가 훨씬 더 컸다. 막상 기억해 낸 단어의 수는 두 그룹 간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즉, 기억력 자체보다 자신의 기억력을 바라보는 눈에 있어서는 0.1%의 학생들이 더 정확했다.
이렇게 자신의 인지 능력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을 ‘메타 인지’라고 한다. 보통의 학생들은 공부를 하다 벽을 만났을 때 머리를 탓하거나 유전자를 탓한다. 그런데 메타인지가 발달한 아이들은 다르다.
일단 사람은 한계가 있다는 것 자체를 인정한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자신의 한계, 알고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방법을 찾는다.
우리가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한계를 인정하는 메타 인지부터 갖춰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바탕 위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유럽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에 필요한 수학 공식을 제시한 바 있다. ‘2ⅹ2=5-1’ 이다. 투자자는 ‘4’라는 정답이 바로 나오기 보단 5라는 틀린 답이 나온 후 ‘빼기 1’이 나타날 때까지 충분한 인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가 투자하면 우선 마이너스가 날 확률이 높다. 이후 가격이 회복해서 수익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좋은 투자 수단에 한해서 말이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 경영학(연금금융)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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