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능성 기술도 고비를 넘겨야만 가치 할증 가능
고금리와 장기 불황으로 시중 유동성이 줄면서 벤처 투자한파는 지속되고 있다. 달포 전만 해도 높았던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 전환 기대마저 불투명해지면서 벤처 자본시장의 활력은 뚝 떨어졌다.
이런 시기에 어렵지 않은 기업이 있으랴만 설립기를 지나 성장기에 진입하려는 스타트업들의 어려움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창업 후 보육단계를 넘어서 기업으로서 영업이 작동하면서 수익이 발생하는 시기에 빙하기를 맞은 것이다. 아직 그 수익으론 영업, 마케팅, 연구개발 비용을 충당하긴 어렵다. 후속투자가 절실한데 시장은 싸늘하기만 하다.
스타트업들에선 기업으로서 수익구조를 갖추고 매출을 확보하는 것은 모두 CEO의 역할로 집약된다. 영업수익은 곧 CEO의 역량 그 자체로 인식되는 까닭이다.
한 액셀러레이터(AC) 대표는 “매출은 법인격이 존재하는 근거가 된다는 이유로 이를 ‘CEO의 인격’이라고도 한다. 법인이 가진 권리와 의무 능력을 오롯이 CEO가 행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용빼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출자액 만큼의 유한책임을 진다는, 명색이 주식회사인데 무한책임을 지란 소리냐고 항변할 지 모른다. 창업초기 소규모법인에서 CEO는 기업의 운명과 관련해서는 무한책임에 가깝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그렇다면 CEO들의 전향적 자세가 요구된다. 투자 빙하기에 기업가치 할인을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버텨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대체불능의 원천성을 가진 기술기업이라도 말이다. 어려운 시기를 버텨야만 가치가 할증되는 때도 맞이할 수 있다.
기업가치가 할인되면 초기부터 창업자의 지분률도 낮아질 수는 있다. 이는 창업 CEO들이 가장 꺼리는 점이기도 하다.
기업가치 평가액은 할증될 수도 있고 때로 할인되기도 한다. 기업가치란 비즈니스를 진전시킬수록 오르는 것인데, 지금 같은 때 디스카운트에 연연해선 자본유치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AER지식연구소 조민수 선임연구원은 “어려운 시기에는 그에 걸맞은 투자유치 전략이 필요하다. 시간을 버티면서 고유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디스카운트에 연연하지 않는, ‘시간과 안정성’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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