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구석구석 엿보기
한국인 러시아인 만남 촉진할 교두보 통큰 관광여행 ‘제2의 요우커’로 등장 방한시 평균 11일 체제 1인당 250만원 소비
영어마을·의료관광 등 러에 인기 對러 마케팅 西進 확장해야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와 한민족의 접점이다. 그래서 한-러 양국간 문화ㆍ관광 분야는 물론이고, 외교ㆍ경제 협력까지 이끌어낼 고리이다.
5000년전 상고사부터 10세기 남북국시대에 이르기까지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가 지배하던 곳이고, 이후 말갈, 여진 등 한민족과 밀접하게 역사를 공유하던 세력들이 살다가 청의 전신인 후금이 장악하던 17세기초~19세기 중엽 청나라가 지배했다. 한민족의 DNA를 품은 토착민, 중국인, 조선후기 삼정의 문란때 곤궁해진 한반도 북부지방에서 이주한 조선인이 두루 섞여 살았다.
연해주 중심도시 블라디보스톡과 그 일대의 옛 문화 중심은 한민족이고, 근대ㆍ현대 문화의 주류는 구한말 이후 지배자인 러시아이다. 아직도 남아있는 발해성터는 우리의 옛 숨결을 느끼게 하고, 중앙아시아 전역 50만명을 헤아리는 현재 고려인의 초기 대규모 생활공간이던 ‘신한촌’과 이토히로부미를 추격하던 안중근의사와 만국평화회담 참석을 위해 이곳에 머물던 헤이그 밀사의 행적, 곳곳의 항일투쟁 유적 등에서는 우리의 근ㆍ현대사 자취도 읽을 수 있다. 한민족의 후예이면서도 핏줄의 뿌리에 대해 잊었거나 말하지 않던 연해주 한민족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민족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남도 북도 아닌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연대와 조직화를 모색하고, ‘러시아와 한민족을 모두 사랑하는 러시아인’임을 선언하면서 세상에 당당하게 나선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던 작년 가을 중앙아시아 전역에 흩어졌던 고려인 대표들이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종착점인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평양과 인천 서울까지 도는 대장정을 벌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군사항이자 연해지방 최대 어업기지이며, 2012년 APEC 정상회담이 열린 이곳은 요즘 날로 발전하고 있고 러시아 국립극동대학 내에는 10년전 해외 최초의 한국학 단과대학이 생겼다. 잠수함 박물관, 한국관이 큼직한 향토 박물관, 수산시장, 한인상점이 많은 재래시장 ‘페르바야 레치카’, ‘프타라야 레치카’ 등 구경거리도 많은 곳이다. 무엇보다 작년 12월 제10회 ‘아리랑상’을 수상한 ‘북간도 아이랑’, ‘치르치크 아리랑’이 연해주과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이 간직하던 우리고유 민요라는 점은 연해주에 대한 애정을 더 짙게 한다.
블라디보스톡은 앞으로 러시아인의 방한, 한국인의 방러를 촉진할 핵심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와의 협력을 공고히 해야할 이유는 민족사적인 측면 이외에도 많다. 러시아를 한국의 주된 고객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참으로 크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중앙아시아 바이칼호 일대, 모스크바 일대로 마케팅을 확장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은 ‘제2의 요우커’라 일컬을 정도로 통 큰 관광여행 패턴을 보인다. 1인당 방한시 소비 규모가 250만원이나 된다. 평균체제일수도 11일로 다른나라의 1.5배이다. 한번 ‘좋다’는 느낌이 꽂히면 열정적으로 좋아해주는 나라이다.
러시아에 10년간 자유의 물결이 스며든 이후 2003년 16만8000여명이던 방한객이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바 있다. 무언가 맘에들지 않는 구석이 있었을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2008년부터 다양한 테마형 상품을 개발하면서 호감을 되살렸다.
주요 효자 품목들은 높은 영어 교육열에 맞춰 개발된 한러간 방학 차이를 이용한 틈새 방한상품 ‘영어마을’과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판다’는 식의 역발상이 적용된 러시아인 전용 방한 스키 상품 ‘루스키(RU-SKI)’ 등이다. 2009년 5월부터 추진된 의료관광 마케팅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
이로써 2014년 21만여명의 방한객을 기록. 한러 수교 이후 최초로 20만을 돌파했다. 매년 20%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5년내 방한 러시아인이 5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무비자제도가 도입됐고, 올해까지 상호방문의해 캠페인이 양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라 작년의 고속성장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블라디보스톡 지사 관할 지역 방한객 10명 중 6명이 재방문고객일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점은 고무적이다. 이미 민관 합동 마케팅의 외연을 북쪽 사하공화국 야쿠츠크, 서쪽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동편에 위치한 부랴티야공화국 수도 울란우데 등으로 확장해, 부정기 전세기를 전격취향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머지않아 모스크바까지 커버하는 마케팅 서진(西進)정책을 펴서, 한-러 교집합을 끊임없이 이끌어낸다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문화관광 교류의 속도가 빠를 것이다.
박현봉 한국관광공사 블라디보스톡 지사장/hbpark@knt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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