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쌍특검법’ 자동 부의…상임위선 巨野 주도 법안 다수 통과
與 “총선 앞둔 정치공세…野단독 통과 법, 법사위 상정 말라”
‘마지막 관문’ 법사위 문 못 열 수도…“총선용 정쟁 법안 매몰”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연말연초 국회에서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수(數)싸움이 펼쳐진다. 다음주 본회의에 오르는 일명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을 비롯해 거대야당이 추진하는 법안 다수가 뇌관으로 떠올랐다. 2024년도 예산안과 주요 민생법안을 처리하며 잠시 숨을 고른 여야의 신경전이 재개되는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법안을 논의할 시간은 줄어드는데, 국회는 정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후속법안인 ‘재난안전법 개정안’,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HUG 자본확충법)’, 위기가구 발굴을 위한 ‘사회보장급여법 개정안’ 등을 통과시켰다. 다수의 민생법안이 처리되면서 28일과 내년 1월 9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선 쟁점법안을 둘러싼 충돌이 예상된다. 당장 28일 본회의에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를 밟은 쌍특검법이 자동 부의된다. 과반 이상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당일 특검법을 모두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쌍특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특히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 대해 지도부는 “반헌법적인 악법”, “총선을 앞둔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쌍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에선 ‘방탄 이미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총선 이후 특검을 시행하는 대안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받을 생각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임위에도 쟁점법안이 산적해 있다.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2+2 협의체’에서 쟁점법안 협상에 나섰지만, 의석 수를 앞세운 민주당이 이를 무력화했다. 2+2 협의체 안건 중 하나인 가맹사업법은 민주유공자법과 함께 민주당 주도로 정무위를 통과했다. 보건복지위에서는 지역의사제·공공의대법이 야당 주도로 처리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법안소위에서도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이 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의사제·공공의대법과 관련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 논란이 있어 신중하게 다뤄져야 함에도 민주당은 또 다시 입법폭주 페달을 밟고 있다”며 “이 법안들은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꼴이어서 의대 정원 확대 자체를 무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공공의대 설립을 원하는 지역 유권자에게 입법 쇼를 벌여 환심을 사려는 것 아니겠나”라며 “의료계의 결사적인 총파업을 유도해 정부여당에 더 큰 부담과 어려움을 씌우려는 악의마저 보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강행하는 법안들은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인 법제사법위에서 제동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다. 윤 권한대행은 앞서 법사위 여당 간사에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법은 법사위에 상정하지 말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여야가 안건 상정 협상부터 부딪히면서 사실상 법사위 개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21대 국회가 마지막까지 정쟁에 매몰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년 여야가 공천 작업에 들어가고, 의원들이 지역구 다지기에 돌입하면 국회 법안 심사 작업이 사실상 중단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내년 1월27일부터 상시근로자 50인 미만인 중소기업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되는데, 이를 유예해 달라는 업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여야 논의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총선 직전 지지층 결집을 위해 정쟁성 법안을 내놓고, 민생법안은 밀린 숙제를 하듯 마지막 순간에 처리하는 졸속 심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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