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지지율 ‘오차범위’
與 내부 갈등에 韓 등판 기대감
창당 가능성 李, 반명전선 구심점
이준석과 연대론·野 재편론 솔솔
총선 등판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여론 지지율을 높여가며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내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며 비명(비이재명)계 구심점 역할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 장관과 이 전 대표의 행보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권력 재편’에 한 장관과 이 전 대표가 키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정치적 행보가 늘어난 한 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까지 급등하고 있다. 이는 인요한 혁신위원회와 갈등을 보이며 김기현 지도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과 맞물려 한 장관에 대한 여당 내 기대감과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동력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를 물은 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p 떨어진 19%, 한 장관은 3% 상승한 16%로 나타났다. 오차범위(±3.1%p) 내 접전이다.
한 장관은 지난해 6월 조사에서 4%로 처음 차기 정치지도자 후보군에 등장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이번 조사에서 1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를 기록한 유일한 여권 대권주자다.
한 장관은 최근 정치 전면에 등장하는 횟수도 늘었다. 대구, 울산, 대전 등 지역을 연이어 방문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를 찾았다. 정치권에선 한 장관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 장관의 최근 행보는 정치인의 행보로 볼 수밖에 없다”며 “내년 총선에 당연히 나올 것이고 당(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한 장관의 출마를 고려해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의 행보에 따라 여권 내 권력 지형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스권에 갇힌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보여주듯 총선을 앞두고 여권을 향한 민심이 우호적이지 않다. 이미 한 장관의 행보를 두고 ‘정치 1번지’인 종로나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출마설부터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격전지에 출마해 수도권 선거 전체를 견인하거나, 비례대표에 출마해 전국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지도 체제’를 놓고 계파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당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총선 국면에서 이 대표와 함께 이 전 대표가 당의 단일대오를 위해 당내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계파 분열은 ‘총선 필패’라는 절박함이 읽히는 대목이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전 대표가 반이재명 전선 구축에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이 전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비명계의 기대감에 힘이 실린다. 특히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이 연내 탈당을 포함한 거취 결단을 예고했고, 이 전 대표도 연일 신당 창당설을 흘리고 있다. ‘원칙과 상식’을 이끄는 의원 네 명 가운데 한 명인 윤영찬 의원은 대표적인 친낙(친이낙연)계다.
현재 이 전 대표는 보수진영에서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도 긍정적이다. 여야의 현 지도 체제에 반발하고 있는 전직 대표들이 신당 창당이라는 교집합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세력의 분열을 의미하는 이낙연 전 대표의 창당과 여권에 반기를 든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이 손을 잡을 경우 야권의 권력 재편은 불가피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친명계에서)공천 때문에 (비명계가) 반기를 들고 있다는 소리를 하는데 이런 말은 비명계의 문제제기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 전 대표가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이고, 지도부가 바뀌지 않을 경우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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