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제조기업 302개사 대상으로 조사
내달 중국 흑연 수출 통제도 새 변수로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기업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공급망 피해 최대 요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3곳 중 1곳 이상의 제조기업들이 원자재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원자재·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제조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3분의 1 이상인 38.7%(약 116개)가 올해 원자재·부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피해 발생 원인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45.7%로 가장 많이 꼽혔다. 코로나 여파 지속, 미중무역 갈등 영향을 대답한 기업은 각각 31%, 28.4%에 달했다.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원인으로 꼽은 기업은 7.8%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87.9%가 ‘단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증가’로 답했다. 물류차질은 27.6%, 조달지연에 따른 생산차질은 24.1%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가 예고돼 있는 등 피해가 우려되는 현안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며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공급망 위기가 언제든지 발생 가능한 만큼 수입 공급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기 발생 시 대응 방안을 미리 잘 구축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리스크가 계속 대두되면서 기업 10곳 중 6곳(60.3%)은 ‘현재 수입 중인 원자재·부품을 대체하는 방안을 마련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2년 전(45.5%)보다 약 15%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원자재와 부품의 안정적 조달 체계를 갖추는 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18%의 기업은 ‘이미 대책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42.3%는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급망 대책은 ‘신규 해외 거래처 추가해 공급망 확대(34.7%)’이다. ‘수입 원자재·부품의 국내 조달’을 꼽은 기업도 25.7%로 뒤를 이었다.
수입 공급망 안정을 위해 기업들이 원하는 정책 과제로는 ▷조달처 다변화에 따른 물류·통관 지원(33.7%) ▷신규 조달처 확보를 위한 정보 제공(20%) 등과 같이 단기적인 행정적 지원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외에도 ▷수입 품목 국산화 지원(24.3%) ▷안정적 교역을 위한 외교 협력 강화(14.3%) 등 근본적인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언제, 무슨 공급망 리스크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급망 다변화와 자립화를 위해 신규 공급선 물류지원, 리쇼어링 인센티브 강화 등 전폭적인 정책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조사는 2년간의 변화를 조사한 단기비교로 장기추세 파악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향후 공급망 피해현황과 대응실태를 지속적으로 조사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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