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샌프란 본사에서 경영진 회의
MS 등 투자진 올트먼 복귀 추진
비영리 이사회가 회사 결정 내리는 지배구조 주목
올트만, 해임전 AI바돈체사 설립 추진 폭로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불러 일으킨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38)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갑자기 해임된지 이틀만에 복귀 여부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 안팎에 혼란이 일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올트먼이 19일(현지시간) 오후 샌프란시스코의 오픈AI 본사에서 회사 경영진과 만났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올트먼은 지난 17일 오후 이사회 6명중 4명의 찬성으로 갑작스럽게 해임됐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1985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에 비교하며 그를 ‘제2의 스티브 잡스’라고도 불렀다. 다른 공동 창업자이자 회사 사장인 그렉 브록먼도 항의의 뜻으로 즉각 사임했으며, 오픈AI의 지적재산인 수석 연구원 2명과 다른 동료들 또한 대거 회사를 떠나며 올트만을 지지했다.
하지만 해임 50여 시간만에 복귀를 추진하는 급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임시 CEO를 맡은 미라 무라티는19일 오전 직원들에게 올트먼과 그레그 브록먼을 다시 회사로 불렀다고 밝혔다.
올트먼은 같은 날 오후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오픈AI가 사내 방문객에게 지급하는 출입증 목걸이를 착용한 자기 모습을 찍어 올리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이것을 착용했다”고 썼다. 그는 전날 밤 엑스에 “나는 오픈AI 팀을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쓰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무라티 임시 CEO와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오픈AI 경영진이 올트먼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사회 문제로 인해 논의 과정에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올트먼은 오픈AI에 복귀할 의향이 있지만, 기존 이사진의 해임을 포함해 지배구조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홀트먼 해임을 두고 혼란이 커지면서 오픈AI의 기이한 지배구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혼란의 배경에는 회사 지분을 소유하지 않은 비영리 이사회가 회사의 최고 결정을 내리는 지배구조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술기업을 창업하는 대부분의 CEO는 회사 지분의 상당 부분을 소유하면서 투자자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에 보고해 주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구조를 취하는데, 올트먼과 공동 창업자들은 이와 다른 구조를 만들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단체로 설립됐으나, 올트먼은 최고경영자가 되고서 4년 후 사내에 영리 부문을 만들어 인공지능(AI) 언어모델 개발에 필요한 수십억달러를 조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영리 사업 부문이 비영리 모기업에 의해 지배되는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투자자들과 회사 임직원, 이사회 간의 협상은 오픈AI 최대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사티아 나델라가 주도하고 있다.
약 300억달러(약 38조8950억원) 규모의 영리 사업부는 MS가 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유수의 벤처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여해 수익 일부를 약속받았지만, 궁극적으로 회사 운영에 대한 통제권은 그 누구도 갖지 못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런 구조 탓에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에 큰 재정적 성공을 가져다주고 기업 가치를 급등시켰는데도 주요 투자자들의 동의 없이 올트먼을 쉽게 축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올트먼은 이사회의 해임 결정에 분노했으며, 가까운 지인들에게 “주요 주주들이 회사 지배구조에 대해 아무런 발언권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고 WSJ은 전했다.
갑작스런 해고 소식에 해임 이유를 놓고도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픈AI가 사업의 중요한 분기점을 지나는 동안 정작 CEO인 샘 올트먼이 다른 새로운 AI 반도체 제조 스타트업을 세우기 위해 모금활동에 매진했기 때문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올트먼이 코드명 ‘티그리스’라는 이름으로 이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을 위해 중동 지역을 다니며 수십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티그리스 프로젝트는 대량의 AI 작업에 특화된 반도체인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기존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AI 칩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올트먼과 논의한 대상은 소프트뱅크 그룹,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 등이 거론된다. MS와 기존 투자자 일부 및 저명한 벤처 기업들도 올트먼의 스타트업에 지원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다만 올트먼이 계획한 스타트업은 아직 설립되지 않았으며 투자자들과의 협상은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같은 올트먼의 ‘부업’을 위한 모금활동이 오픈AI가 투자금 유치를 위해 주식 매각에 매진해온 기간과 겹친다는 점이다.
오픈 AI는 지난 수개월간 주식 매각 작업을 해왔다. 벤처캐피탈인 스라이브 캐피털 등에 주식 매각을 추진해 왔으며 이르면 다음 달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다. 주식 매각을 위한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약 860억달러(111조4990억원)로 책정됐다.
때문에 이사회가 밝힌 올트만 해임 이유에서 “이사회와의 의사소통에 일관되게 솔직하지 못했다”는 대목은 이 점을 일부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에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그를 CEO직에서 해임한 사실을 알렸다.
블룸버그는 만약 올트만이 투자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오픈AI의 CEO로 복직하더라도 반도체 스타트업 부업일을 하려면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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