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법원 인근 사무실 첫 출근
행정처 판사 7명 규모 인사청문 준비팀
“사법부 구성원과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헌법이 정한 원칙이기 때문에 따르는 것이 도리입니다만 국회에서도 이런 점(사법부 수장 공백 장기화)을 감안하셔서 진행해주실 거라 믿고 있다”
조희대(66·사법연수원 13기) 대법원장 후보자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인근 사무실로 출근하며 이 같이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부터 본격 인사청문회 준비를 시작한다. 인사청문회는 법원행정처 소속 부장판사 1명 및 심의관 6명이 전담해 지원한다.
조 후보자는 ‘사법행정 경험 부족 우려’에 대해 “경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제가 성심성의를 다할 것이고 우선 사법 구성원을 믿고 있다. 대법원장이 되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밀어부칠 것이 아니라 사법 구성원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하고 하면 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과거 판결을 두고 ‘성인지 감수성 부족’ 지적에 대해선 “헌법과 대원칙에 따라 재판해왔다”며 “일부 오해 있었던 것은 간단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만, 부족한 부분 있다면 추가로 설명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08년 여성 경찰관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된 주한미군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B씨 항소심에서 각각 감형과 무죄 판결해 성인지 감수성 부족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앞서 설명자료를 통해 “증거관계에 따라 공동피고인이 망을 본 공범이라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그 결과 A씨는 공범과 합동해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합동강간미수)이 아닌 단독범행(강간미수)만이 유죄로 인정됐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 자산을 현금화해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 정부의 제3자 변제로 지연되는 문제에 대해선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기 때문에 후보자 입장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밖에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임기 말 추진하려다 무산됐던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 도입’에 대해선 “그런 점들을 포함해서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들을 저도 보고를 받고 할 예정이다”며 “정리가 끝나는 대로 추후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이균용 전 후보자에 비해 수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앞서 대법관을 지낸데다 퇴임 후 변호사 수임 활동을 하지 않고 학계에 남아 후학을 양성하는 등 상대적으로 정쟁에서 빗겨갈 수 있단 것이다. 이균용 전 후보자 지명 직후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부 전면 부정“이라며 반발했던 민주당은 ”기준과 원칙에 맞으면 동의하겠다“고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조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임기와 윤석열 대통령 퇴임 시기가 맞물려 차기 후보자 지명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조 후보자는 대법원장에 임명되더라도 대법원장 정년(70세) 규정에 따라 6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다. 1957년 6월 6일생인 조 후보자는 대법원장이 되더라도 2027년 6월 5일 자정까지만 일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조 후보자 퇴임 한달 전에 임기(2027년 5월 9일)가 끝난다. 통상 대법원장 퇴임 한달여 전 후보자를 지명해왔던 만큼 윤 대통령이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까지 지명 가능한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조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재판 지연 등 사법개혁 과제들을 직면하게 된다. 내년 2월 법원 정기인사에서도 사법개혁 밑그림이 어느정도 드러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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