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당한 지역구민들 결국 ‘무혐의’
[헤럴드경제(부산)=임순택 기자] 현직 부산 시의원이 지역구민 6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부산 동래구에서 발생했다.
박중묵 부산시의원과 동래구에 소재한 래미안 포레스티지 입주예정 협의회(래미안 입예협)와의 갈등은 지난해 4월경 간담회를 가지면서 붉어졌다.
간담회 자리에서 래미안 입예협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이 안전한 통학을 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신설을 원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래미안 입예협은 “간담회 당시 박 의원은 면담의 첫 인사부터 2024년 5월이 총선인데 래미안 포레스티지 입주 예정자들은 그해 9월에 입주한다고 말하면서 주민을 선거 유불리 등으로 이해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분노했다.
이어 “박 의원은 지난해 11월 9일 열린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래미안 포레스트 주민들이 나를 찾아와 ‘작은 학교’를 지어 달라고 했으나 안 된다고 했다고 말하면서 갈등에 불을 지폈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학생들이 안전한 통학을 할 수 있는 온전한 초등학교 신설 의지를 작은 학교 추진으로 왜곡해 의원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 거짓으로 포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등이 극에 달한 래미안 입예협은 “동래구 박중묵 시의원은 즉시 선출직 의원 자리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며 지난 1월 9일 부산시청 앞에서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박 의원은 올해 2월 1일 지난해 열린 래미안 입예협 간담회에 참석한 동래구민 6명을 동래경찰서에 고발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 의원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특정 단체가 다수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피해를 봤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박 의원은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시위로 인해 정치인으로서 명예가 훼손돼 지역 구민들을 고소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박 의원에게 고소당한 6명의 임원 중 몇 명은 래미안을 탈퇴하고 박중묵 의원을 찾아가 고소 취하를 요청했다. 래미안 입예협에 따르면 탈퇴한 임원들의 주장은 래미안 입예협의 주장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결국 입예협에서 탈퇴한 고소인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진술했지만, 지난달 24일 동래경찰서는 고소당한 6명의 지역구민에게 결국 증거 불충분 등으로 불송치(혐의 없음)를 결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박 의원은 적반하장으로 “오죽 했으면 고소를 했겠나. 선출직이라고 무조건 참을 수 만은 없다. 단순한 명예훼손이 아니라 배후가 있는 악의적 선동”이라며 “추가 증거를 수집해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라며 추가 고소를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래구 구민 A씨는 “지역 시의원이 지역구민을 고소해 무혐의가 나왔으면 무릎을 꿇고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본인의 입장 만을 얘기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시의회 업무는 하지 않고 고소 준비만 하는 시의원에게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선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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