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 기소된 김모씨
1심, 살인 고의 입증 안 된다고 판단
준강간치사죄 인정하고 징역 20년
2심도 1심 유지…대법원, 상고기각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인하대 캠퍼스에서 여성 동급생을 성폭행하려다 건물 밖으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가해 남학생에게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검찰은 살인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보고 기소에 적용하면서 공소유지 했으나 법원은 살인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최종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6일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의 고의, 조사자 증언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볼 때 징역 2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 형량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 15일 캠퍼스 내 한 건물 2층과 3층 사이에서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같은 학교 여성 동기 A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창 밖으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당시 범행 현장이 추락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구조이고,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추락시켜 사망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사건을 준강간치사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김씨의 성폭행 시도 중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살인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피해자를 얼마나 들어올렸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증거는 없는 점, 살해할 동기를 발견할 수 없는 점, 추락 장소의 위험성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데리고 범행 장소에 가게 된 경위, 행위 등을 볼 때 주된 목적은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는 것이었고 피해자를 창밖으로 떨어뜨려 살해하거나 그로 인해 사망하는 결과를 용인하는 의사까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씨에게 준강간치사죄를 인정했다. 다른 사람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 하려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준강간치사죄가 성립한다.
재판부는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8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관련기관 각각 10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1심 판결에 대해 검찰과 김씨 모두 항소했다. 하지만 2심은 1심과 같이 김씨의 살인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양형과 관련해서도 1심의 판단이 부당하지 않다며 징역 20년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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