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고(故) 신해철 씨 사망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심낭과 소장 천공 자체만으로 의료과실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심낭 천공에 대한 발견과 이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다고 판단한다”는 감정 소견을 30일 밝혔다.
의협은 이날 오후 서울 이촌로의 의협 회관에서 신 씨 사망 관련 의료감정 결과에 따른 기자 브리핑을 열고 경찰에 회신한 의협 의료감정조사위원회의 감정 결과를 발표했다.
신 씨의 사망과 관련해 수사 중인 송파경찰서는 지난 9일 의협에 68개 항목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의뢰했으며, 의협은 9명의 법의학ㆍ법조ㆍ외과학ㆍ심장내과학 전문가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우선 위주름 성형술, 즉 위의 용적을 줄이는 수술의 시행 여부와 관련해 의협은 “위의 용적을 줄이는 수술이 시행됐다고 판단한다”며 “위주름 성형술은 환자(측)의 동의가 필요한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위 대만 부위에 박리 흔적이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위 축소술을 위해하는 의료행위라는 설명이다.
신 씨에게 장협착 수술을 시행한 S병원 측은 기존 수술 과정에서 약화된 위벽을 강화한 것으로, 위 자체의 대규모 변형이 없었던 점 등을 들며 위축소 수술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또 사망에 이른 경과에 대해선 의협은 “수술 중 의인성 손상에 의해 심낭 천공이 발생했으며 수술 중 또는 수술 후 소장 천공과 이에 따른 복막염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소장 천공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려우나 10월 20일 이전에 천공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심낭과 소장 천공은 수술행위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므로 천공이 일어났다는 자체만으로 의료과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도 “하지만 최초의 흉부영상검사인 10월 19일 당시 심낭기종 소견이 있었음에도 심낭 천공에 대한 발견과 이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의협 감정조사위원으로 참여한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는 이에 대해 “수술 과정에서 내장 중 약한 부분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천공 자체로 과실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고 이후 합병증 등에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한 조치를 했는지 여부만 판단했다”며 “다만 모든 천공이 의료과실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며 환자 동의 없이 위 축소술을 했다면 천공 자체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협은 “복막염 진단을 위해 최소한의 진찰과 검사는 시행됐으나 입원을 유지해 지속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환자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은 것과도 일정 부분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기록상으로 보면 환자가 의사의 투약을 거부하고 퇴원을 주장했다는 등의 부분이 있다”며 “다만 그렇다고 의료진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며 추후 경찰에서 가려질 부분”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또 “수술에 이어 발생한 심장압전과 복막염, 종격동염 등으로 심장이 정지했으며 이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뇌 손상을 막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의협의 감정 결과에 대해 신 씨 측은 “일정 부분 수긍하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며 “신 씨의 심낭 천공은 수술한 부위와 다른 엉뚱한 부위가 뚫렸다는 점에서 분명한 과실이며 환자의 비협조라는 건 해당 의사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신 씨는 지난 10월 17일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후 5일 뒤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후 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같은 달 27일 결국 숨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