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교역조건 개선 올 11월까지 경상흑자 작년 규모 넘어
저성장·저소비 등 경기회복세 미진 내수침체 유발 수입 감소 이어져 전문가 “투자확대 정책 절실” 지적도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지난달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1~11월 경상수지 규모도 연간 최고 기록인 작년치를 이미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 속에서 내년에는 경상수지 규모가 1000억달러대로 오 를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하지만‘ 불황형 흑자’ 논란은 지속돼 내수활성화 등의 정책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11월 경상수지 흑자 114억1000만달러는 종전 사상 최대치인 작년 10월의 111억1000만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로써 올 1~11월 경상흑자 누적치는 연간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작년치를 이미 돌파했다.
이에 내년엔 경상흑자 1000억달러 시대를 개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23일 발표한‘ 2015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통해 저유가 등으로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가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단, 단가 하락으로 통관수출 증가율은 제로성장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KDB대우증권도 저유가가 지속되면 연간 경상흑자가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최진호 연구원은“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65달러 안팎일 때의 경상수지를 계산해보면 내년도 경상흑자가 1117억달러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경상수지의 장기 흑자행진은 우리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입증해준다. 지난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예고로 다른 신흥국들이 흔들릴 때 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저성장, 저소비 등으로 좀처럼 경기회복세를 타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경상흑자 랠리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경제의 높은 대외 경쟁력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보다는 내수침체를 유발하는 수입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관측이 더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의 저유가나 원화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 등의 일시 요인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통화가치 상승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인구구조변화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단기적인 원화 가치 저평가에서 비롯된 것이며, 거시경제의 균형 회복을 위해선 통화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단순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경상수지 흑자 확대가 소득에 비해 내수가 활성화되지 못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와 투자를 늘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상수지 통계를 내는 한은은 수입물량이 감소세가 아니라며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경상흑자는 내수 부진 때문만이라기보다는 세계경제의 회복세,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 등 다양한 요인에 의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KDI는 대규모 경상흑자 랠리는 인구 고령화문제까지 더해지면서 202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유·청년층의 인구 비중이 1%포인트 감소하고 중·장년층의 인구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0.5~1.0%포인트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4년생)가 유·청년층이었을 당시에는 높은 투자수익률에 저축률보다 투자율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자금유입량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순해외투자) 적자 요인이 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중·장년층이 된 시기에는 투자율 감소와 저축률 증가 여파로 해외투자가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 요인이 된다.
서경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