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기대 아닌 수요 부족으로 인한 장기금리 급등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국채 장기물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미국 경제 연착륙 기대가 위협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16년 만에 미 10년물 금리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은 경기 침체가 마침내 눈앞으로 다가온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0년물 금리 급등으로 인한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해소가 지난해부터 시장이 대비해온 경기 침체가 임박했단 신호라고 설명했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은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통상 채권 금리는 장기물이 높고 단기물이 낮기 때문에 장·단기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 폭은 한때 100베이시스포인트(bp)에 달했지만 현재는 40bp안으로 좁혀졌다. 금리가 제자리를 찾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문제는 금리 역전 발생과 실제 침체에 빠지기까진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건들락 CEO는 이제 그 시점이 임박했단 경고를 보낸 것이다.
특히 눈여겨봐야할 대목은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폭 축소를 불러온 10년물 금리 급등의 원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으로 인한 단기 금리 상승에 따른 연쇄효과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엔 이 두 가지 요인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는 게 문제다.
WSJ은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미국 성장 개선 기대에 대한 우려와 연방정부의 막대한 적자로 인한 부채를 시장이 받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채권시장에선 미 국채 수요의 감소가 포착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채에 대한 투기적 순매도는 최근 1년 사이 2배가량 증가하면서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장기 금리가 올라간 것이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어서가 아니라 공급을 받아줄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공공 부채는 지난 8년간 2배가량 급증해 약 26조달러(약 3경5200조원)에 달한다. 이 상황에서 미 재무부는 재정지출을 위해 장기물 중심으로 국채 발행을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문제는 금리 급등으로 차입비용이 높아지면 주식은 물론 전반적인 자산가격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투자와 고용,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진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7월말부터 시작된 긴축적 금융환경이 지속되면 향후 1년간 경제생산이 1%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임박한 최대 고비는 오는 6일 발표되는 노동부의 9월 비농업고용 발표다. 시장은 비농업 고용이 17만명 증가해 전달(18만7000명)보다 증가폭이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SJ은 “미 고용이 호조를 보일 경우 미국 경제 회복력이 강조되면서 채권 시장 혼란은 가중될 수 있고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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