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의자 방어권 보장 필요”
국민의힘 “법원이 개딸에 굴복”
민주 “李 겨냥한 검찰권 멈춰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27일 기각됐다. 이 대표는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 준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3시50분께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이 늦은 시간에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께, 또 아직 잠 못 이루고 이 장면을 보고 계신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않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그런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제 모레면 즐거워야 마땅한 추석이지만, 국민들의 삶은, 우리의 경제, 민생 현황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없다”며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여당도, 정치권 모두에게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발언에 이어 다른 질문을 받지 않고 이동했다. 이 대표는 단식 회복치료차 머물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향했다.
민주당은 “사필귀정”이라며 검찰과 윤석열 정부를 직격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이제 이 대표를 겨냥한 비열한 검찰권 행사를 멈춰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검찰은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영장 기각 판결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법원이 야당 대표라는 권력에 눈치를 보며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며 날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명확한 증거인멸 혐의를 고려할 때 구속수사는 마땅한 길이었다”며 “사법부의 결정을 도무지 존중할 수 없다. 유창훈 판사의 결정은 권력의 유무로 구속여부를 결정하는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수석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결국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면서 “검찰은 하루속히 보강을 통해 다시 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입장문을 내고 “법원 판단은 앞뒤가 모순됐다”면서 대북송금 관련 이 대표의 개입을 인정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근거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법원에 판단에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범죄 혐의에 대한 무죄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이 대표의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장관은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수사를 위한 중간과정일 뿐”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결정은 내용은 죄가 없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승환·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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