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대선 앞두고 경제 위기 고조

정부의 깜짝 페소화 평가절하 영향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정육점 앞에서 사람들이 고기 가격이 적힌 간판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AFP]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정육점 앞에서 사람들이 고기 가격이 적힌 간판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아르헨티나의 물가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8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12.4% 상승하며 1991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전망한 11.5%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 동월 대비로는 124.4% 올랐는데, 이 역시 30년 만에 최고치이다.

이처럼 8월 소비자 물가가 급등하 데는 지난달 야당 소속의 극우 성향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의원이 대선 예비선거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다음 날 정부가 기습적으로 페소화를 18% 평가절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페소화 평가절하 직후 하룻밤 사이에 가격을 인상해 1980년 말에서 1990년대 초 당시 겪었던 하이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통제를 벗어난 상태)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인플레이션 급등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14일 이사회에서 올해 후반기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해 기준 금리를 현재의 118%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BCRA의 설문조사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170%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은 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페소화 평가절하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9월 소비자물가도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6월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위축되면서 올해 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이런 가운데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이 상승한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집권 페론주의 연립정부 후보인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 등과 치열한 대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10월 22일 총선이 함께 치러진다.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얻고 2위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득표율 1, 2위 후보가 11월 19일에 결선을 치른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