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삼성전자에 쏠려있던 시장 이익의 패러다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익 증가가 코스피 전체의 이익 성장과 직결되던 실적 공식이 올해는 완연히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둔화속에서 다른 상장사들의 이익이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가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피 주요 상장사 150곳의 2012년부터 올해까지 순이익 추이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는 31조5200억원대로 직전연도 23조8500억원에 비해 7조7600억원 성장한 반면, 코스피 전체의 순이익 증가는 81조4800억원에서 87조원으로 5조50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코스피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인 셈이다.

이를 현대차까지 확대하면 더 명확해진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순이익은 46조2500억원으로 직전연도의 48조5900억원에 비해 5% 가량 역신장할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전문가들은 올해는 이 같은 전자와 자동차 중심의 이익쏠림 현상이 전혀 다른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가 33조2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에 그치는 반면,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코스피의 순이익 전망치는 68조4500억원으로 48%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전차(電車)를 제외한 기업의 성장이 도드라지는 한해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시장 안팎에서도 이 같은 실적 공식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고성장을 가져온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에 따른 이익보다 마케팅 비용 지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현대차 역시 중국 경기 회복의 속도가 불확실한 데다 엔저(円低)에 따른 일본 기업과의 가격 경쟁 등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시장을 보는 전문가들의 포인트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 없이 코스피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을 지와 두 회사를 제외한 기업 가운데 이익 성장이 뛰어난 곳은 어디인지로 모아지고 있다.

이동호 한국투자신탁운용 리서치부문 상무는 “그간 장기간의 박스권 장세에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실적 쏠림이 가속화됐다”며 “이들 기업의 고성장세가 꺾이는 대신 타 기업의 이익 성장이 고루 이뤄진다면 오히려 시장 수급에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코스피의 이익 성장세에 크게 기여할 업종으로 조선, 화학, 금융을 꼽는다. 모두 거시경제 흐름에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유틸리티도 올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순이익 추정치가 8299억원으로 지난해 5384억원 대비 5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순이익 추정치가 4857억원으로 86%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롯데케미칼(67.15%), LG화학(23.9%) 등 화학주를 비롯해 KDB대우증권(338.9%), KB금융(25.8%), 삼성생명(51%), 우리금융(68.6%) 등 금융주의 순이익 성장률도 돋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유틸리티 업종은 대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1274억원의 순손실에서 올해 5702억원의 흑자로, 한국전력은 3739억원의 순손실에서 2조6555억원 흑자로 턴어라운드가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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